현대차, 중고차 판매업 진출 논란
현대차, 중고차 판매업 진출 논란
  • 이준성
  • 승인 2020.10.1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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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적합업종 재지정 두고 중고차 업계와 갈등
중기부, 결정 앞두고 현대·기아차에 상생방안 요구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중고차 판매 업계와의 갈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중고차 판매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제한돼 왔다. 반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는 소비자 권익을 위해 중고차 판매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중고차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70∼80%는 거래 관행이나 품질 평가, 가격 산정 등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판매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거래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현대차가 이러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중고차 매매업의 시장 규모는 20조원으로 지난 2013년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신규 진출과 확장이 제한돼 왔다.

지난해 초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기한이 만료되면서 기존 업체들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산업 경쟁력과 소비자 후생 등을 고려할 때 일부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는 결정에 앞서 현대·기아차에 추가 상생 방안을 제출하라고 한 상태다.

그 동안 업계에서는 매출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수입차 업체 대부분이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음에도 국내 완성차 업체만 중고차 사업을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업체의 경우, 정비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충분한 성능테스트를 거쳐 중고차를 판매함으로써 소비자 신뢰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달 보도자료를 내고 “중고차 거래시장에 국내 완성차 업체만 진입이 제한되면서 국산 중고차가 수입차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자 불신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2017년식 제네시스 G80 가격은 신차 대비 30.7% 하락한데 반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는 벤츠의 E클래스는 25.5%, GLC는 20.6%로 나타났다. 2017년식 현대차 쏘나타는 45.7%, BMW3 시리즈는 40.9% 떨어졌다.

한편 현대차는 중기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 관련단체가 충분히 협의해 중고차 판매 사업의 범위를 정하면 기존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무는 “중고차 판매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품질 평가, 가격 산정을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오픈 플랫폼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가진 노하우와 정보를 최대한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국감에서 “오픈 플랫폼을 만들어 중고차를 관리하게 되면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어 좋다”며 “여기에 중고차 판매업도 그동안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판매업에 진입해 이익을 내려고 한다면 이 일은 성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기존 중고차 판매업계와의 상생을 전제로 이익 없이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집중하는 데에 해결책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중고차 판매업계는 여전히 대기업의 진출에 반대하고 있어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는 6000여개의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곽태훈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장은 “현재 케이카가 한 달에 200∼250대를 판매하는데 반해 우리 회원사는 15∼16대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대기업이 진입하면 매집을 못 해 상생할 수가 없어 종사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게 된다”며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거듭 요청했다.

이어 곽 회장은 “허위 매물 등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 문제는 일부 무등록 업자들의 일탈로 대기업 진출이 아니라, 규제 강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시장의 70%를 점유한 현대차가 중고차까지 판매한다면 결국 독과점이 돼 중고차값이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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