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배달앱 시장 1위 ‘배달의민족’에 주문이 폭주하면서 일부 배달 서비스가 4시간 가량 중단됐다.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다음날, 이에 대해 사과하고 점주, 고객, 라이더에게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5일 전날 발생한 먹통 사고와 관련해 사과문과 함께 피해 보상 방안을 발표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4일 저녁 6시 38분부터 4시간 동안 배민라이더스와 B마트 주문에 장애가 발생했다”며 “예상치를 초과한 주문량이 폭주한 것이 원인으로 현재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주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민앱에는 장애가 없었지만 라이더와 B마트 이용객에게 큰 불편이 발생했다”며 “이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리고 보상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배민라이더스’는 배민 소속 라이더가 직접 배송하는 매장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 주문시 어디까지 배송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B마트’는 생필품과 식품 등을 배송하는 배달형 편의점 서비스다.

배민측 설명에 따르면 이날 고객들이 이용하는 주문앱은 정상적으로 작동됐지만 라이더들이 사용하는 배달앱이 먹통이 되면서 주문한 음식이 배달되지 않은 것이다.

배민측은 “라이더가 사용하는 앱은 배달을 전업으로 하는 자영업자인 ‘배민라이더스’와 아르바이트생·일반인 등 ‘배민커넥터’가 함께 쓰는데, 이들이 크리스마스이브에 대거 접속하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배민에 소속된 ‘배민라이더스’는 약 3000명이며, ‘배민커넥터’의 등록 인원은 5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배민측은 평소 배민라이더스 주문 건수를 감안해 서버 할당 용량을 책정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에 일시에 라이더가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된 것이다. 이날 라이더가 일시적으로 몰린 데에는 배달 업체들이 배달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앞두고 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 업체들이 라이더들을 유치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배달 수수료를 인상했다. 배민은 크리스마스이브 오후 6시 이후 배달 수수료를 평소의 4배 수준인 한 건당 최대 1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경쟁 업체인 쿠팡이츠도 크리스마스이브에 건당 최대 3만원을 프로모션 비용으로 지급했다.

배민이 먹통이 되면서 크리스마스이브 대목을 놓친 음식점주들의 불만도 크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이번 배민 먹통 사태로 추가적인 매출 손실을 보게 됐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음식점 매출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 제한 조치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를 기록하면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24일 오후 5시부터 오후 9시 사이에 1건 이상을 배차 받은 라이더와 커넥터에게 6만원을 지급하고 운행 불가 시간에 발생한 보험료도 회사 측이 부담하기로 했다. 주문 장애로 불편을 겪은 소비자에게는 3만원의 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입점한 점주에게도 장애 발생 시간 동안 주문을 받았다가 고객이 주문을 취소한 건에 대해 음식 가격 전액을 배상하고 25일 하루 동안 배민라이더스의 중개 수수료를 면제했다. 중개 수수료는 음식값의 16.5%다.

김세화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