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협상 중단에 현대차 관련주 일제히 하락
현대차와 기아가 8일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현대차는 공시를 통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며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기아도 "당사는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공시 외에 추가로 밝힐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는 애플과의 자율주행차 개발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며 애플과의 협의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공시에서는 애플과의 협의가 진행 중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의 경제매체 CNBC는 4일(현지 시각)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기아의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조립공장에서 애플카를 생산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에 다가갔다"며 "이르면 17일 정식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5일(현지 시각) “현대차가 30억달러를 투자해 이르면 2024년부터 애플카를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해당 합의가 성사되면 생산 첫해부터 기아차 조지아주 공장에서 최대 10만대를 조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매체 모두 양사가 협력을 위한 합의에 최종적으로 도달한 것은 아니며, 현대차와 기아가 애플카 생산과 관련해 협업을 논의 중인 유일한 완성차 업체도 아니라고 보도했다.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첫번째 애플카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가 부품 설계와 생산을 주도하고 기아가 미국에서 생산을 담당할 전망”
이후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 시각) “애플이 현대차그룹과 진행해온 애플카 위탁 생산과 관련한 협의를 최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애플과 기아차 간 협력 논의가 재개될 수 있을지, 언제 재개될지 불확실한 상태”라며 "현대차그룹이 애플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언론에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 안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현대차 외에도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에 대해 함구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애플이 도요타, 닛산, 혼다, 미쓰비시, 마쓰다, 스바루 등 일본 자동차 제조사 6곳과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카와 관련한 협력 논의가 실제 중단됐다 하더라도 언제든 재개될 수 있고,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도 애플카 개발이 현재 초기 단계로 양산까지는 5년 이상이 걸릴 수 있어 애플이 당장 협력사를 찾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애플과 전기차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하면서 관련주들이 장 초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14분 기준으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7.01% 하락한 23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기아는 전 거래일 대비 13.20%, 현대모비스는 7.80%, 현대위아 8.44% 하락하며 약세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