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 주가하락에 기아차 2446억 순매수
현대차가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공식화하면서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관련 주식이 일제히 급락했다. 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13조4000억원 가량 증발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6.2% 하락한 23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전기차 개발을 위한 현대차·기아와의 논의를 최근 중단했다고 보도하면서 양사 간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오전 현대차와 기아는 장 시작과 함께 "다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지만,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가 없다"며 "애플과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외신 등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애플과의 자율주행차 개발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 지 한 달 만에 협의가 중단됐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8일 공시에서는 현대차는 애플을 언급하지 않은 채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소식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주가가 급락했다. 기아차는 전 거래일 대비 14.9% 하락한 8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모비스도 전 거래일 대비 8.6%, 현대위아와 현대글로비스도 각각 11.9%, 9.5% 하락했다.
이날 현대차그룹 계열사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125조4439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3조4782억원 급감햇다. 현대차 관련주 급락의 여파에 코스피도 전 거래일 대비 0.94% 하락한 3091.24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8일, 애플이 애플카 출시를 위해 현대차에 협력을 제안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기아가 애플카 생산을 맡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한번 주가가 요동쳤고 애플과의 전기차 생산 협력 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의 주가도 상향 곡선을 그렸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들의 시총은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 애플카 보도가 처음 나온 지난달 8일 이전보다 31조원 증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현대차그룹의 애플카 협력설이 제기된 지난달 8일부터 이달 5일까지 현대차 주식 9157억원을 순매수했다. 여기에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 4곳에 투입된 순매수 금액까지 더하면 개인 투자자는 현대차 관련주에 2조8139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한 21조2546억원의 13%를 넘어서는 규모다.
하지만 이날 주가 급락으로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애플카 협력 중단 소식에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아 주식을 2446억원어치 매입하면서 이날 기아는 순매수 1위 종목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1701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개인 순매수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차도 각각 607억원, 현대차 12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