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 직장폐쇄에 무기한 총파업 결정
르노삼성 노조, 직장폐쇄에 무기한 총파업 결정
  • 이준성
  • 승인 2021.05.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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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임단협 타결하지 못한 채 갈등 이어져
4일, 노조 파업 결정에도 직원 80% 가량 출근

11년만에 적자를 내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사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4일 르노삼성 노동조합은 사측의 부분 직장 폐쇄조치에 맞서 무기한 총파업을 결정했다.

지난 4일, 부산 강서구 신호동에 소재한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오전 7시부터 부분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직장폐쇄’는 사용자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사업장 운영을 중단하는 쟁의행위를 말한다.

이에 르노삼성 노조는 회사가 부분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교섭 관련 태도를 바꿀 때까지 총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노조의 전면 파업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지금까지는 기간을 정해놓고 파업 투쟁을 벌였지만, 앞으로는 무기한 파업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노조의 총파업 결정에 대응하여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근로를 희망하는 인원을 생산 라인에 투입하는 부분 직장폐쇄를 진행했다. 이날 노조의 전면 파업 지침에도 부산공장 직원 1900명 증 1500명이 출근해 차량 203대를 생산했다. 이날 생산량은 평소 생산량 440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물량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아직까지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기본급 동결, 격려금·변동급 등 500만원 지급, 순환 휴직자 290여명 복직, 6월 2교대 전환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회사의 경영 상태가 개선됐음에도 4년째 기본급이 동결됐다”며 “여기에 일부 직원은 여전히 최저임금만 받고 있는 등 열악한 노동 조건이 개선되지 않아 파업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사측은 지난해 영업손실로 인해 비용 절감이 절실한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2년간 총 186회, 1103시간의 파업으로 매출 손실만 6000억원에 달한다”며 “서비스 파업으로 고객 신인도가 급락해 회사가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11만대를 생산해 11년만에 처음으로 7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생산량 기준으로는 실적이 좋았던 지난 2017년 26만대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1~4월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기본급 인상과 관련한 노조측 주장에 대해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 비용이 르노그룹의 여러 공장 중 가장 높다”며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변동급인 성과급으로 보상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의 파업이 반복되면서 회사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XM3 유럽 물량을 제때 생산하지 못하면, 르노 본사가 이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옮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총파업 결정에 동의하는 직원도 많지 않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조합원의 파업 참가율은 25%대”라며 “총파업과 상관없이 일을 하겠다는 직원이 80%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협력업체들도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0개 협력업체가 참여한 르노삼성자동차수탁기업협의회는 “지난해 코로나로 매출이 40% 감소했다가 유럽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난 4월부터 겨우 감소폭이 20%로 줄었다”면서 “파업과 직장폐쇄로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면 경영 위기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지금 시기를 놓치면 우리 차를 보여줄 기회를 놓치게 되고,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라며 “지금은 단기적인 이익보다 눈앞에 닥친 현실의 문제를 직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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