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호받고 유동성 규제하는 입법 마련돼야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72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스테이블코인을 은행만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마련을 의회에 촉구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CNBC 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대통령 산하 금융시장 실무그룹은 이날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 미칠 위험성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권고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대통령 산하 금융시장 실무그룹은 지난 1988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협의체로, 재무장관과 연준·SEC·CFTC의 수장들로 구성됐다. 이번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회의에는 통화감독청(OCC)과 FDIC의 수장도 참석했다.
금융시장 실무그룹은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비자, 마스터카드, 스퀘어와 같은 지급결제 플랫폼과 코인베이스, 제미니, 크라켄 등 가상화폐 거래소 등과도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화와 같은 기존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시킨 가상화폐로 변동성이 심한 비트코인 등 기존 가상화폐와 달리 상대적으로 가치가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으로는 테더, USD코인, 바이낸스USD 등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지난 1년 사이 500% 급증해 1270억달러에 달했다.
보고서에서 미 행정부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를 은행처럼 취급해 규제하는 법안 마련을 의회에 제안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호를 받는 대신 자본과 유동성 규제를 적용받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보고서에서 제안한 내용은 사실상 예금보호 대상 은행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제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의회에서 입법이 실패할 경우,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가 스테이블코인의 거래행위를 금융안정에 대한 '시스템 리스크'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감독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증권과 파생상품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전부터 바이든 행정부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입장을 밝혀왔다. 앞서 지난달 1일에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중국처럼 가상화폐 시장을 규제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가능성을 언급하몀서 스테이블코인은 증권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드러난 미 행정부의 입장에 대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보고서의 권고안 상당수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스타트업도 월가 금융기관과 똑같은 기회를 가져야만 한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제한조치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3일 오전 6시 현재(한국시간),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80% 급등한 6만309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비트코인의 성적이 호전된 11월에 들어서면서 4분기 가상화폐에 대한 기대감이 비트코인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비트코인이 40%를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후 현재는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말 10만달러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