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공략하는 방사선치료법 나온다
암세포만 공략하는 방사선치료법 나온다
  • Kim Sung-mi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2.11.2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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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WON, KOREA - 세상을 떠난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잡스의 말기 췌장암 주치의중 하나인 데이비드 아구스는 '질병의 종말'에서 “나는 진행된 암은 치료할 수 없는 종양학자다”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아구스는 20여년간 암전문의로 연구자로 이름을 날려왔다. 2009년 덴버에서 열린 미국 암연구학회에서 아구스는 “우리는 지난 50년간 암과의 전쟁에서 패배했다. 의료기술의 발전에도 암에 의한 사망률은 8%밖에 줄어들지 않았다”고 발표해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아구스는 20세기 서구 의학이 맹신해온 ‘질병감염설’에서 패배의 이유를 찾았다. 아구스는 ‘암은 감염성 질환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아구스의 얘기는 새롭지 않은 얘기지만 암은 우리 몸의 내부에서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던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돌연변이 세포인 종양이 자기증식하는 것이지 외부의 침입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근본을 뒤집는 얘기다.

채종서 성균관대학교 정보통신대학 교수

여기 아구스의 의견에 긍정의 한 표를 던지는 과학자가 있다. 채종서 성균관대학교 정보통신대학 교수다. 그는 오는 12월 ‘듀얼헤드 갠트리 방사선 치료시스템’을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의 IT융합 프로젝트 중 하나다. 성균관대학교가 주관하고 NT리서치(듀얼헤드 갠트리 시스템 설계 및 제작), RTX(가속기, 빔 딜리버리 모듈 개발), IMT(갠트리 헤드 설계 및 제작) 세 개 기업이 참여한다. 현대중공업이 상용화 마케팅을 담당할 예정이다.

2017년 개발을 완료할 이 의료기기는 자동 병변 추적기술에 기반한다. 이 의료기기는 악성 종양의 천적이라고 불릴 만한 장비다. 개발이 완료되면 치료시간을 30%단축할 수 있다. 두 개의 헤드에서 빔을 쏘아 암을 치료한다. 채 교수는 “암세포는 건강했던 세포가 나이가 들면서 죽지 않으려고 변이하는 것”이라며 “담배자극이 오면 이로 인해 죽어버리는 세포도 있고, 죽지 않기 위해 더 힘센 세포로 변형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이 변화한 세포가 암”이라고 설명했다. 급격한 고령화와 질병발생의 상관관계에 주목한 결과 70대 이후부터 암 발병률이 20~30%이상, 80대 이후는 30%이상으로 높아진다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이렇게 변형된 세포는 영양을 독식하고 다른 신경을 막아 다른 기관과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혈액과 산소 등의 공급이 차단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사람이 죽게 되는 것이 암”이라고 덧붙였다.

 

항암제 투여 및 수술을 대체하는 방사선치료

현재의 암치료 방법은 세가지다. 항암제 투여, 수술, 방사선이다.

항암제 치료는 쉽게 말해 암세포를 독으로 죽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투약 후에는 독으로 손상된 다른 정상부위가 회복되도록 기다렸다가 재 투여하는 방식이라 치료시간이 길고 인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치료법이다. 또 다른 방법인 수술도 한계가 있다. 수술이 어려운 부위도 많기 때문. 수술이 어려운 부위는 수술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환자의 체력이 관건이다. 노쇠한 고연령의 환자의 경우 아예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나온 것이 방사선치료다. 채 교수가 개발하려는 의료기기는 이 방사선치료를 위한 장비다. 채 교수는 “지금까지의 방사선치료는 항암제 투여와 수술과 함께 사이드로 받는 치료였기 때문에 방사선치료가 부작용이 많다고 오해를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듀얼헤드 갠트리 방사선 치료시스템’은 환부를 집중 공략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것을 모를 정도로 인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세포만 공략하는 방사선치료법 나온다

사실 방사선 치료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뢴트켄이 1895년 X선을 발견한 이듬해인 1896년부터 엑스레이가 병의 진단을 위해 도입됐다. 10년 후인 1905년부터는 치료에 도입됐다. 지금은 엑스레이와 감마선 외에도 양성자, 탄소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활용된다.

예전의 방사선치료는 환부가 아닌 곳까지 방사선을 쬐어서 건강한 부위가 손상되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그러나 오늘날은 영상장비의 진화로 암세포를 확인하고 트래킹하면서 치료를 진행하는 방법이 가능해 졌다. 이 같은 방법으로 부작용을 30%미만으로 줄일 수 있다. 건강한 부위가 방사선에 피폭되지 않고 치료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환부보다 넓은 부위를 피폭하는 방식으로 종양을 치료하는 엑스레이나 감마선 치료와는 달리 특정부위만 쏘아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양성자나 탄소 치료가 있다. 피폭이 암세포에 부딪히는 순간에만 발생한다. 그러나 양성자치료기는 도입 비용이 약 1500억원에서 2000억원에 달해 모든 환자들이 양성자치료를 받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내에서는 국립암센터가 양성자치료센터를 열고 유일하게 양성자치료를 하고 있다.

 

한국산 방사선치료기기 1호 2018년 상용화 목표

현재까지 한국산 방사선치료기기는 전무했다. 채 교수팀의 ‘듀얼헤드 갠트리 방사선 치료시스템이 개발되면 국내 1호가 된다. 그동안은 방사선에 대한 인식이 낮아 개발자체를 꺼렸기 때문이다. 채 교수는 ”암환자의 20~30%만 방사선 치료를 받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60%이상이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는 보편적인 치료법”이라면서 “’듀얼헤드 갠트리 방사선 치료시스템’이 개발되면 보다 저렴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초기 암환자는 치료도 가능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방사선치료시스템 임상적용을 위한 의학물리 (자료: 성균관대학교)

일본 미쓰비시가 채 교수팀과 비슷한 컨셉의 ‘토모세라피’를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격은 USD 600~700만 달러 선. 채 교수팀의 ‘듀얼헤드 갠트리 방사선 치료시스템’은 이보다 저렴하면서도 암세포를 트래킹해 치료 정확도를 높이는 모델이다. 채 교수팀이 개발에 자신하는 이유는 ‘방사선 치료용 선형가속기’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참가하는 NT리서치(로봇), RTX(가속기시스템), IMT(스마트영상유도기술)도 각각 전문분야가 있어 조화를 이룬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교수팀은 성능은 기존 제품의 1.5배이면서도 저렴한 ‘듀얼헤드 갠트리 방사선 치료시스템’의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12월 개발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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