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치료의 골든타임을 구하다
슈퍼박테리아 치료의 골든타임을 구하다
  • 이재승
  • 승인 2014.12.1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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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빠른 항생제내성검사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되었다.

기존 보다 최대 20시간까지 항생제 내성 유무(有無)를 빨리 확인할 수 있어, 슈퍼박테리아(대부분의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세균)와 같이 세균성 감염 환자의 생존율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권성훈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송상훈, 김의종 교수), 의공학과(이정찬, 김희찬 교수), 가톨릭의대 이승옥 교수, ㈜벤처기업 퀀타매트릭스 정용균 박사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사이언스 트랜스레셔널 메디신(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인용지수: 14.414) 12월호에 발표했다.

세균성 감염 환자는 내성이 없는 항생제를 처방 받기 위해 항생제내성검사를 받는다. 기존 검사법(배지미량희석법, Broth microdilution method)은 환자의 세균을 검사실에서 배양한 후, 특수 화학 처리한 용액 및 항생제와 반응시켜, 용액의 흐린 정도에 따라 항생제 내성 유무를 진단한다.

문제는 검사 시간이다. 결과 확인까지 보통 16~24시간이 걸린다. 급한 경우, 의사들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성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항생제를 투여한 후, 검사 결과에 따라 내성이 없는 다른 항생제를 처방한다.

새 검사법은 3~4시간이면 충분하다. 원리는 다음과 같다. 세균 세포는 항생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하는데, 세포 하나하나의 형태 변화를 유형별로 분석하면, 항생제 내성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검사 키트를 개발했다. 검사 키트는 가로 12.8 cm 세로 8.6 cm 크기의 특수 화학 처리한 칩이며, 칩에는 96 여개의 홈이 있고 각각의 홈은 미세유체로 둘러싸여 있다. 이 미세유체에 환자에서 채취한 세균 세포와 아가로즈 혼합용액을 함께 투여한다.

홈 속의 아가로즈 용액은 젤처럼 굳어져, 세균 세포를 고정시킨다. 이때 각각의 홈에 최대 20가지의 항생제를 투여한 후, 현미경 리더시스템으로 세균 세포의 형태 변화를 분석한다.

연구팀은 새 검사법으로 임상적으로 중요한 5개의 균주인 포도상구균,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 대장균, 폐렴간균, 녹농균을 병원 내 모든 항생제와 반응시켰다. 현미경 분석 결과, 내성이 있는 항생제에서는 세균 세포가 분열됐고, 내성이 없는 항생제에서는 세균 세포의 모양이 길어지거나 부풀어졌다.

이를 토대로 세균 세포의 형태 변화에 따라 항생제 내성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대장균 환자의 세균 세포를 채취한 후 연구팀이 개발한 검사 키트에 아미카신(Amikacin)항생제와 아작탐(Aztreonam)항생제를 반응시킨다. 아미카신에는 세균 세포가 분열됐고, 아작탐에는 세균 세포의 모양이 길어지면, 이 환자는 아작탐을 처방 받으면 된다.

연구팀은 검증을 위해 서울대병원, 인천성모병원의 감염성 세균 환자 189명의 임상균주를 채취하여, 새 검사법(비교군)과 기존 검사법(대조군)으로 검사했다.

검사 결과는 91.5% 일치했다. 미국 FDA의 새로운 항생제 검사 권장 성능 기준을 충족시켰다. 세균성 감염병 치료에서 적절한 항생제의 신속한 처방은 매우 중요하다. 새 검사법은 이를 가능하게 하여,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입원기간을 대폭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술은 새로운 항생제 개발에 필요한 항생제 스크리닝에도 사용될 수 있어 침체된 항생제 신약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의종 교수는 “이 기술은 사람을 살리는 기술” 라고 말했다.

By 이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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