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여성의 마음에 한국을 심다
UAE 여성의 마음에 한국을 심다
  • 이재승
  • 승인 2015.03.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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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곳이 말끔히 나아서 일까. 그리운 고국으로 돌아가서 일까. 검은 히잡 속 수줍게 내민 얼굴은 내내 싱글벙글이다. 한국에서 치료가 어땠는지 묻자 그녀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의료 수준, 아랍 문화에 대한 이해, 모든 면에서 100% 만족한다.”

아스마 알블루시(아랍에미리트 ․ 여 ․ 31세)는 작년 갑작스레 몸의 이상을 느꼈다. 왼쪽 옆구리가 불편했고 혈압도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던 그녀도 증상이 지속되자 불안한 마음에 현지 병원을 찾았다.

그녀를 살펴본 현지 병원 의사는 왼쪽 신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단 말만 했다. 치료 가능성을 묻는 그녀의 말에 “여기선 치료할 수 없을 것 같다” 며 끝을 흐렸다.

그녀는 ‘UAE 군 해외 송출 응급 케이스’로 서울대학교병원에 의뢰됐다. UAE는 한국과 환자 송출 협약이 체결되어, 현지의 많은 환자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현재까지 300여 명의 환자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의 앞선 의료기술과 신속한 치료가 현지에 알려지면서, 중동 내 한국 의료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높아졌다.

14년 11월 18일. 그녀는 서울대학교병원을 찾았다. 병원 국제진료센터에서는 그녀의 입국 전부터 차량, 비자, 핸드폰 개통 등 한국 생활을 위한 제반사항들을 세심히 챙겼다. 모친 등 동행 가족들의 성향에 맞는 호텔도 예약했다.

신장내과 비뇨기과 순환기내과의 협진으로 밝혀진 그녀의 병은 ‘신우요관이행부협착’. 소변은 신장에서 만들어져 방광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데, 이 병은 신장과 방광을 이어주는 소변 길이 막힌 병이다. 길이 막힌 소변은 흐르지 못해 신장까지 차오르고 신장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제때 치료 받지 않으면 신장 기능이 망가지는 ‘무서운 병’이다.

12월 15일. 그녀는 수술대에 누웠다. 수술은 배꼽에 단 하나의 구멍만 뚫는 ‘단일절개복강경’으로 진행됐다. 수술이 매우 까다롭지만, 비뇨기과 정창욱 교수는 젊은 미혼 여성이 흉터로 받을 후유증을 걱정해 이 수술을 적극 권했다.

정 교수는 작은 배꼽을 통해 넣은 복강경을 천천히 움직이며 소변을 막고 있는 요관 부위를 잘라냈다. 잘려나간 요관 면과 신우는 다시 정교하게 봉합했다. 2mm 정도 굵기의 요관을 제한된 시각의 복강경으로 수술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의사만이 가능하다. 수술은 계획대로 진행됐고 그녀의 소변은 막힘없는 길을 되찾았다.

의사분이 남자여서 처음에 많이 망설였다는 그녀는 이제 정 교수 이야기만 나오면 칭찬 일색이다. “걱정이 돼서 여러 번 교수님을 만났어요. 교수님은 항상 친절했어요. 흉터도 남지 않게 수술 해주시고… 제게는 참 고맙고 멋진 분이죠.”

그녀는 다른 의료진에 대한 고마움도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배려’ 받는 기분이었어요. 만나는 직원마다 환히 웃어주시고 친절히 도움을 줬어요. 같이 한국에 계시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아파 응급실을 방문했는데, 손을 잡아주시며 가족처럼 걱정해 주셨던 마음. 잊지 않을게요.”

병원 밖 특별한 기억으로는 남산타워에서 본 서울의 야경을 꼽았다. 그녀는 “6개월 후 다시 병원을 찾을 땐 한국의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싶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고 말했다.

12월 19일 퇴원한 그녀는 이제 ‘한국의 팬’이 됐다.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대사’로 활동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천공항을 통해 3월 3일 UAE 고국으로 돌아갔다.

By 이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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