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일자리 양보’ 말할 자격이 있나
최경환 부총리 ‘일자리 양보’ 말할 자격이 있나
  • By 정연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5.08.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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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임금피크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공공기관이 빠른 시일 내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임금피크제는 4대 구조개혁 중 노동과 공공분야 모두에 해당되는 핵심과제"라며 "임금피크제가 청년 고용절벽 해소를 위한 유일한 방안은 아닐지라도 차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퇴직자가 2년간은 발생하지 않게 된다며 “이는 청년고용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총리는 또 “향후 수년간 예상되는 청년고용 빙하기를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면, 국민 개개인에게는 고통으로 다가올 것이고 우리 경제에도 커다란 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달부터 LH, 철도공사 등 대규모 기관이 선도해 노사 합의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면서 "기관장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략' 지당한 말이다. 하지만 ‘청년고용’을 명분으로 임금피크제와 이른바 ‘노동개혁’을 밀어 부치는 그의 마음은 정작 ‘콩밭’에 가있다. 

늦어도 연말까지 최 부총리의 여의도 복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름 아닌 ‘셀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해야 하기 때문.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데, 최 부총리는 3선(選)으로 12년째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장관 평균 재임기간은 1년 조금 넘는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달 여름휴가를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시 일대에서 보냈다. 노인정을 방문하고 지역 운동회도 살뜰히 챙겼다. 그는 지역신문사 간담회에서 “(지역구에 예산이) 충분히 많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전통시장 현대화사업과 관련해서는 “계획안을 가져오면 긍정적으로 챙겨보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입방아에 올랐다. 국가예산을 주무르는 기획재정부장관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은 모든 개인 일정을 내려놓고 개혁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 했다. 이보다 앞서 대통령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직후에도 각료들에게 ‘개인정치 삼가’를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밥벌이’를 하겠다는 사람, 누구도 못 말리는 법이다.  

지역구 챙기기 아니냐는 지적에 최 부총리는 “경제부총리가 아닌 국회의원으로서 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위원과 국회의원을 겸직하는 장관 인사(人事)의 한계고, 예견된 결과다. 최 부총리 입장에서는 선출직과 임명직(부총리 출신)이라는 ‘꽃놀이 패’를 들고 내년 총선에 나가게 된다. 

MB정부로 잠깐 시간을 돌려보자. 지난달 감사원 감사 결과, MB정부는 무려 35조8000억원을 해외자원개발에 쏟아 부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음이 드러났다. 이미 12조 8600억원이 손실로 확인됐고, 앞으로 추가로 46조60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2009년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지식경제부장관(현 산업부)으로 재직했다.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을 관리·감독할 위치에 있었던 것. 35조8000억원은 올해 우리나라 전체 국방예산(37조6000억)과 맞먹는 규모다. 2005년 예산 중 일자리 창출과 직접관련 있는 예산은 SOC, 산업·중소기업·에너지, R&D 분야 등을 모두 합해 15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투자계획을 (최경환) 장관에게 보고했다”며 최 부총리와 진실게임을 벌였던 강원영 전 석유공사 사장은 수천억원의 국고를 낭비한 혐의(배임)로 구속됐다. 

최 부총리는 입각 초기에는 나라라도 구할 기세였다. 하지만 실세 장관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초이노믹스’는 온데간데없어진 지 오래다.
이랬던 그가 최근 대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취업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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