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규제차익 노리는 핫머니에 기회?
핀테크, 규제차익 노리는 핫머니에 기회?
  • By 정연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5.08.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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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은 이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정부의 핀테크산업 활성화 정책이 세계적인 흐름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시행일정이 임박한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은 은산분리 규제, 은행 건전성 강화, 금융시장 투명성 및 안정성 제고 등 금융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우리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는 이런 흐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산분리를 주요내용으로 하는 미국의 볼커룰(Volker Rule)은 지난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볼커룰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를 규정한 글래스-스티걸법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외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볼커룰은 은행 및 관련회사, 은행지주회사의 과도한 위험투자를 막기 위해 대고객서비스와 상관없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기계정 트레이딩, 사모펀드 및 헤지펀드의 소유, 투자, 지원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특히 연준(FRB)은 도드·프랭크법에 기초해 미국에서 영업중인 자산규모 500억 달러 이상의 외국은행은 2016년 7월부터 미국 내에 중간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미국의 은행지주회사와 동등한 건전성 감독(자기자본요건 유동성요건 부채비용제한 등)을 적용 받도록 했다.

볼커룰의 영향으로 영국은 링펜스(ring-fense) 규제를 마련, 이미 2013년 12월부터 시행중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10개국도 지난해 5월 공동성명을 통해 늦어도 2016년1월까지 주식과 일부 파생상품을 대상으로 금융거래세(FTT)를 도입키로 했다. 금융거래세는 토빈세의 일종인데 박 대통령 당선 직후 인수위가 부과를 검토했다가 ‘자본의 해외 유출’을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은산분리 완화해 산업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현행 4%에서 50%로 완화하고, 은행 설립을 위한 최저자본금 역시 기존 10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완화 했다.

다만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재벌(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61개)은 참여할 수 없게 제한했다.
금융위는 “ICT기업 등 혁신성을 갖춘 경영주체의 금융산업 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은 ‘ICT 등 혁신성을 갖춘 경영주체’라는 표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투자자 명의만 ICT로 걸면 된다. 아니 ICT업체일 필요도 없다. 실제 전주(투자자)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실상 산업자본에게 금융진출 물꼬를 터준 것으로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위의 조치는 대통령이 금융개혁과 핀테크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산분리 원칙에 부담을 느껴 내놓은 변칙에 불과하다”면서도 “아직까지 인터넷은행에 관심을 보이는 재벌들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은산분리 완화가 외국자본의 국내 진출 물꼬만 터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핀테크 기술을 앞세운 외국 산업자본이 국내 금융시장에 손쉽게 들어와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규제차익’을 노리는 핫머니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게 될 공산이 크다. 핀테크는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안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핀테크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육성하는 나라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1997년 외한위기 이후 완화추세를 이어오면서 글로벌 금융규제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외국간 금융규제 격차가 국내 금융사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융규제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금융규제가 금융산업 발전의 걸림돌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는 관치금융”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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