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핀테크 역주행, 특허 깜 안된다더니 셀프특허
우리은행 핀테크 역주행, 특허 깜 안된다더니 셀프특허
  • By 정연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5.08.1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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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IT보안업체 비이소프트의 ‘스마트폰 뱅킹 보안 솔루션기술 도용’ 논란과 관련 “업체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우리은행이 본지에 보내 온 해명자료에 석연찮은 부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또 같은 금융권에서도 이번 사건을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지난 4월 자사의 ‘원터치리모콘’ 런칭 때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은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우리은행은 본지에 “당행의 원터치리모컨 서비스는 비이소프트로부터 어떠한 아이디어 지원이나 공조없이 자체적으로 개발해 추진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이소프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3월 자사의 스마트폰 뱅킹 보안 솔루션인 ‘유니키(Uni-Key)’를 개발해 우리은행에 사용해 달라고 최초 제안했다.

또 지난 4월까지 1년여 동안 이메일과 카카오톡 등을 통해 총 5차례에 걸쳐 유니키 관련자료를 전달했으며, 카카오톡과 이메일 기록을 본지에 제시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원터치리모콘을 론칭한 지난 4월까지도 우리에게 ‘유니키 특허청구항’을 요청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은행이 곧 유니키를 자사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로 채택할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특허 청구항이란 특허 신청자의 특허기술 권리범위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유니키의 특허청구항을 보고 특허 범위를 파악, 자사의 원터치리모콘과 겹치지 않게 독자적으로 특허를 출원하려는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비이소프트로부터 아이디어 지원이나 공조없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이라는 우리은행의 주장이 사실이더라도 금융권에서는 “왜”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본업인 금융업을 두고 굳이 자체적으로 보안솔루션을 개발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의 핀테크사업 총괄 인사는 “은행들이 IT·보안 담당 부서나 자회사를 두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중소업체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등 협력해서 필요한 솔루션을 (협력사에) 개발하게 하거나 공동으로 개발한다. 은행이 독자적으로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발표 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은 어떤 기업이나 기관 등에서 보안솔루션을 개발해 자사의 대고객 서비스에 적용했다고 발표하더라도 실제로는 솔루션을 개발한 중소업체(협력사)의 권리를 보호해 준다. 이는 관행”이라고 말했다.   
앞뒤가 안 맞는 해명도 있다. 우리은행은 “비이소프트의 제품과 우리 것은 다르다”고 하면서도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단순한 기술”이라고 해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이소프트의 아이디어 도용 주장에 대해 해외 사례를 조사해 본 결과 일본의 ‘JIBUN뱅크’가 당행의 원터치리모콘과 유사한 서비스를 이미 2008년부터 제공하고 있다”며 “오히려 업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업체도 일본 ‘JIBUN뱅크’의 아이디어를 도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런 아이디어는 도용여부를 떠나 누구든지 생각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수준의 내용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런 솔루션으로는 특허등록도 안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은행은 그러면서도 ‘원터치리모콘’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알리고 싶지만 숨겨야 하는, 그러나 꼭 숨겨서도 안되는 어떤 사정

또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원터치리모콘 론칭 당시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고정현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부장은 지난 4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안심하고 은행거래를 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원터치리모콘을 출시했다”고 밝힌 게 전부다. 

알리고 싶지만 숨겨야 하는, 그러나 꼭 숨기고만 싶지는 않은 어떤 사정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다름 아닌 ‘비이소프트’를 염두에 뒀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홍보실 관계자는 “한 매체를 통해 개발 사실이 먼저 알려져 배포하지 못했다, 안한 게 아니라 못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개발했음에도 한 매체에서 썼다고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매체는 제목에서 ‘원터치리모콘’을 언급하지도 않고, 본문에서만 짧게 몇 줄 다뤘을 뿐이다.      

우리은행이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의 제목을 보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 개최’ ‘이광구 행장 자사주 매입’ ‘여행자 보험 출시’ ‘대학생 금융아카데미’ ‘베트남 자원봉사’ 등으로 세세한 것들까지도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한다.

이에 대해 보안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권과 업계에서는 이광구 은행장 연임을 위한 치적 쌓기로, 실무자들이 무리수는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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