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의 거리: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권력과의 거리: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 By 정연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5.10.21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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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최근 열린 공단 이사회에서 ‘사임’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언론과 공단 관련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사퇴와 관련 ‘윗선’의 압력이 있었음을 토로하고,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해서는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이사장은 홍 본부장에 대한 연임불가 결정 논란에 대해 “법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면권자가 공기업·준정부기관 임원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는 공운법 28조 2항에 근거한 발언으로 읽힌다. 특히 같은 법 26조 2항에는 준정부기관의 상임이사는 해당 기관의 장이 임명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홍 본부장의 임면권은 공단 이사장인 자신에게  있다는 논리다.

최 이사장은 또 8월 말부터 40일간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압력과 관련해서는 누구인지는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홍 본부장을 연임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려놓은 상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복지부장관과 차관이 의견 대립을 하면 차관이 나가는 것”이라며 홍 본부장이 자리를 비우는 게 순리라는 논리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본부장에 대해서는 “어떤 사안에 대해 한번도 찾아와 논의한 적이 없다”고 괘씸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이사장은 홍 본부장의 연임 불가 이유로 부진한 기금운용 실적과 삼성물산 합병 찬성결정 과정에서의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실제로 국민연기금의 지난해 국내 주식 수익률은 마이너스(-)5.4%로 시장 대비 1.8% 포인트가 낮다. 올해 역시 4.3%(7월 기준)로 시장대비 3.2% 포인트가 낮다.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서는 홍 본부장이 외부 전문위원회의 의견을 묻지 않고 자체 논의만으로 찬성 결정한 내린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의 ‘기싸움’을 두고 정관계에서는 두 사람이 ‘파워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말들이 일찌감치 나왔었다. 
두 사람 모두 믿는 정치적 배경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현실적으로 홍 본부장의 ‘빽’이 더 든든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때문에 갈등 초기부터 최 이사장이 옷을 벗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홍완선 본부장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대구고 15회 동기동창, 친구사이다. 하나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2013년 11월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임명될 때 최 부총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다. 기금운용본부장은 500조원이 넘는 기금을 운용하는 자리다. 국내외 주요기업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위치다. 때문에 당시 최 부총리와의 인연으로 유력후보들을 제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최광 이사장은 박근혜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허태열 전 실장과 부산고 동문이다. 최 부총리와는 미국 위스콘신대 동문으로 인연이 있다. 

그러나 죽마고우만한 친구 없고, 죽은 권력이 산 권력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하물며 홍 본부장이 ‘호출’했더니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달려왔다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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