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해외인턴사업의 지원은 올바른 방향인가?
청년 해외인턴사업의 지원은 올바른 방향인가?
  • By 이종범 IAESTE 한국사무총장 (Korean National Secretary)
  • 승인 2015.11.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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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드레스덴 공대, 중소기업들이 3각 편대를 이뤄 중소기업을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키우고 드레스덴시를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성장시켰다. . . . 이공계 교육이 산업 현장과 괴리된 이론 연구 중심으로 진행이 되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산업 인재를 양성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 . . 이런 때를 놓치지 말고 공대도 변해서 기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연구개발 결과가 실험실에 머물지 않고 사업화와 신시장 개척으로 이어지도록 해야겠다 . . .“

- 2014년 초, 제 8차 국가기술자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IAESTE 프로그램이란

이종범 IAESTE 한국사무총장(서울대학교 산학 협력 교수)

UN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협의기구인 국제이공계인턴교류협회(IAESTE) 라는 국제단체가 있다. 룩셈부르크에 본부들 둔 이 단체는 1948년 런던에서 설립되었다. 현재 약 90여 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비정부, 비영리, 독립적 국제기구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경제 부흥을 위해서 과학기술산업 현장에서의 실무 경험을 가진 청년 인재의 양성과 청년들의 타국 문화 이해와 소통을 통한 평화유지를 설립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구는 해외에서 전공 분야에서 양질의 실무경험(Practical Training)을 쌓고자 하는 전 세계 국가의 이공계 학부나 대학원 학생들의 인턴 교류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IAESTE프로그램 참여 국가들은 정부기구, 혹은 대학을 중심으로 자국의 사무국을 운영하고 있다. 각국의 사무국 간에 상시로 밀접한 연락을 주고받으며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이나 대학들은 거의 빠짐없이 이 IAESTE 프로그램을 통하여 핵심 기술분야의 우수한 인턴생을 확보한다. 독일의 Fraunohofer Institute, Volkswagen, Bayer, Siemens를 비롯하여 IBM, Boeing, Volvo, SCANIA, ABB, Mettler-Toledo, Nestlé, CERN, , Dupont, Microsoft, Intel, Merrill Lynch, HSBC Bank, Volvo, Scania, SONY, Dell, British Telecom, GE, Swarovski, Canon, NIMS, Tata, Infosys 등의 기업과 UC Berkeley, MIT, Boston University, Georgia Tech, Imperial College London, Oxford, Cambridge, EPFL, NTNU, Shanghai Jiaotong University, Kyoto University, The University of Tokyo 등 연구소나 대학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ETRI, KIER, KHIDI, KITECH KIMS, KISA, KRIBB, KIOST 등의 정부출연연구기관과 POSTECH, KAIST, 고려대, 한양대 등의 대학을 중심으로 참여하고 있다.

독일이나 영국, 스위스 등은 이 프로그램을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다. 독일의 경우, 독일학술교류처(DAAD)가 사무국 역할을 수행하며, 매년 전 세계 2000명 이상의 청년들을 자국 내에 유치하고 또 타국으로 내보낸다. 독일 정부는 IAESTE 인턴 채용 기관, 기업들에게 인턴 급여의 30~60%를 지원하며, 장기적 안목에서 “친독파 양성”을 목표로 한다. IAESTE 인턴 프로그램 후에 인력 채용시 인건비의 50% 지원한다. 스위스는 적극적인 국가 지원 정책을 통하여 가장 모범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국도 Imperial College London을 설립하였고, IAESTE 인턴생들을 스타트업(start-up) 기업에 활용하고 있다.

IAESTE 한국사무국의 활동

2007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중기청에 등록된 국제벤처네트웍(IVN)이라는 비영리 사단법인이 한국사무국(IAESTE Korea) 역할을 맡고 있다. 다른 나라와는 달리 순수 민간 차원에서 IAESTE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는데, 옵서버, 협력기관(Cooperation Institution)의 단계를 거쳐, 현재는 준회원(Associate member)의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IAESTE 한국사무국에 대한 정부나 대기업 등의 지원은 전무하다. 국제과학기술협력의 실무 경험이 많은 몇몇 과학기술계 인사들이 각자의 본업 외에 일체의 보수를 받지 않고 자원봉사형태로 사무국 업무를 돌보고 있다. 그들은 사재를 털고, 개인 돈을 운영비로 쓰며, 사무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그동안 쌓은 국제과학기술계와의 개인적 친분과 네크웍을 활용하여 일종의 재능 기부 형식으로 청년인턴교류프로그램 사업에 헌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당사자들인 뜻있는 청년들도 무보수 자원 봉사로 일상 업무를 맡아 보고 있다.

한국사무국은 약 400여명의 한국 이공계 청년들의 해외인턴 교류 실적을 올렸다. IAESTE KOREA에서는 박근혜대통령이 2014년 제 8차 국가기술자문회의에서 언급한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드레스덴 공대, 스위스 ETH와 같은 세계적인 연구소에 한국 청년들을 인턴으로 파견한 실적도 있다. 개인별로 월 140만원에서 300만원까지의 급여를 받으며 전문적인 업무를 배우는 유급인턴이다. 해외 이공계 청년 인재들에게도 한국의 기업이나 연구소, 대학에서 실무경험을 쌓도록 하여 한국의 과학기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문화프로그램을 통하여 장기적으로 지한파를 양성하고 데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해외 인턴쉽 기관에서 받은 교육의 질은 수준이 매우 높고 알차다. 대형 정부 산하 기관에서 대규모의 국가 예산이 직간접으로 투입된 국내의 ‘국내 전시형’ 해외인턴프로그램과 비교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작지만 실전형’이라고 할만하다. 위에서 언급한 독일이나 스위스 등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지만, 말 그대로 일체의 정부나 대기업 지원 없이 순수 민간단체가 열악한 환경에서 이루어 낸 성과다. 다른 나라 회원국 정부가 이 프로그램을 정책적으로 지원하여 자국 문화 전파와 하이텍 스타트업 기업의 R&D 인력 공급 루트로 활용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IAESTE 총회의 한국 유치와 반납 위기

2015년 1월 말, 지금까지 어려운 여건 가운데에서 조금씩 실적을 쌓아가던 IAESTE 한국사무국은 크로아티아 열린 IAESTE 총회장에서 유럽 국가와의 경합을 통해 2017년도 IAESTE 총회를 한국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매년 열리는 IAESTE총회는 각국 간 이해관계 조정과 막후협상 등이 필요한 미니 UN 총회라고 불릴 만하다. 당시 90여 개국 대표가 투표로써 우리 대한민국 산업 및 과학 기술외교 능력을 인정했다. 한국의 강력한 IT산업 경쟁력, K-Pop 문화, 한국 청년 인재들의 잠재력 그리고 한국사무국의 열정과 헌신의 결과이다. 이 과정에서 크로아티아 한국대사관과의 일사분란하고 모범적인 민관협력이 이루어졌으며, 극적으로 과학기술계의 작은 기적을 이루어 낸 것이다. 한국 개최는 아시아권에서는 1982년 일본(도쿄), 2011년 태국(방콕)에 이어 세 번째이다.

IAESTE 총회에서는 개최국 국가수반이 직접 기조연설을 하기도 한다. 세계 각국의 청년 취업/창업/기술 등의 이슈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그대로 반영해 준다. 2008년 Jordan 총회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축하 영상 서신이 전달되었고, 국왕과 왕비가 참석하였으며, 2011년 태국 총회는 Bhumibol Adulyadej국왕의 직접적인 후원으로 열렸으며, 2012년에는 마케도니아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2013년도 영국의 벨파스트 총회에서는 영국과 스코틀랜드가 공동으로 후원하기도 하였다.

한국 총회 개최는 우리나라의 이공계 청년인재들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시키고, 한국 과학기술교육 커뮤니티의 국제적 위상을 획기적으로 드높일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100개국이 참여하고 UN이 인정하는 중요한 국제회의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도 획기적인 일임은 틀림없다.

IAESTE 총회의 국내 유치 이후 근 일 년이 지났다. 그러나 IAESTE 한국사무국 인사들의 백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범국가적인 개최지원단 구성이나 총회 개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청년해외인턴사업에 대한 국내의 뜨거운 관심으로 미루어 개최 비용은 쉽게 확보할 것이라는 개최 전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지원을 약속했던 지자체나 기관, 기업도 예산 사정을 이유로 차례차례 발을 뺐다. 안타깝지만 내년 초 열릴 체코 프라하의 IAESTE 총회에서 한국 개최를 반납해야 할 처지에 이른 것이다.

IAESTE 프로그램의 지원 필요성

IAESTE 프로그램은 개인의 사명감이나 민간봉사단체의 희생적인 헌신과 열정만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사회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국가적인 사업이라고 함이 마땅하다. 유럽을 위시한 전 세계 국가들은 자국 청년들의 해외 진출과 현장 기술 교육을 위해서 IAESTE 프로그램을 정책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나 민간 대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 프로그램의 유지와 함께 총회 유치를 통하여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외교력을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할 명분도 뚜렷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해외 진출, 글로벌 취/창업 활성화, 이공계 해외인턴 등 요즘의 핫 이슈에 누구보다도 관심이 많다. 이런 대통령의 철학과 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한 여러 행정 부처의 살신성인의 각오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2014년부터 각 부처의 중구난방식 해외인턴쉽 지원사업이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중심의 ‘K-Move‘ 사업으로 통합이관 되었다. 직간접 투입 예산에 비해 큰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공식적으로 해외취업률 30% 달성이라는 성과를 올렸다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질적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다. 주로 단기성과위주 사업의 부작용으로서,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서의 인턴쉽, 양질의 인턴 취업처 부족, 동남아 등 특정지역의 편중 현상, 또 교포업체에서의 단순 노동 및 임금 착취 등의 문제가 두드러진다. 기존 양적 투자 위주의 해외인턴지원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이공계 청년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와 해외 양질의 취업이라는 목표의 달성에 한계성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이공계 기피현상 등을 극복하고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 구현과 이를 통한 창업 및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IAESTE 프로그램 같은 글로벌 협력 기구를 활용한 고품질 해외인턴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해야 한다. 관련 정책 책임자들은 알곡과 쭉정이를 구별할 혜안을 가져야 할 때다.

문의. www.iaeste.kr / jblee873@hanmail.net

IAESTE 사무국: 02-561-9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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