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저축은행, 아내와 자식 잃은 가장에게 빚 독촉
고려저축은행, 아내와 자식 잃은 가장에게 빚 독촉
  • By 연제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2.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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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저축은행 홈페이지 캡쳐

태광그룹과 흥국생명의 계열사인 고려저축은행(행장 김병석)이 한꺼번에 3명의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빚을 갚으라고 독촉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이 일 전망이다. 고려저축은행은 또 ‘서민금융’은 아랑곳없이 전국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신용대출 금리를 받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달 4일 전남 해남군의 한 선착장 앞바다에 승용차가 빠져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남소방서는 이날 오전 10시 39분쯤 송호리 선착장 앞에 승용차가 빠져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119구조대를 보내 승용차 안에서 운전자 A(54·여)씨와 언니(57), A씨 아들로 추정되는 10대 남성 1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경찰은 선착장의 CCTV(폐쇄회로)를 확인한 결과, A씨 등이 탄 차량이 전날 저녁에 바다로 전진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국과수를 통해 자살 또는 운전자 과실 여부 등 정확한 사인을 수사중이다.
이런 가운데 사망한 운전자 A씨의 남편 임모씨는 최근 고려저축은행으로부터 한통의 우편을 받는다. A씨가 지난해 말 돈을 빌렸는데 납기일까지 원리금을 내지 않았다는 것. 사고로 아내와 아들, 처형을 한꺼번에 잃고 시름하던 임씨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고려저축은행의 이같은 조처는 금융감독원의 지침을 어긴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2012년부터 은행이나 신용카드사에 대출이나 연체가 있는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 3개월 간 연체 이자를 물릴 수 없도록 일선 금융기관에 지침을 내렸다. 채권 추심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 

사고 차량이 크레인에 의해 물밖으로 끌려 나오고 있다. :해남소방서 제공

<>“남편 임씨 ‘오해’ 풀고 갔는데...” 원망성 발언도

가족 사망으로 인해 경황이 없을 유가족들이 채권 및 채무 관계자를 파악하고 상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기 위한 차원이다.

고려저축은행은 그러나 A씨가 사망한 사실을 금감원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상태에서 유가족에게 빚을 갚을 것을 종용한 것. 임씨는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고려저축은행에 아내의 빚을 상환해야만 했다.
남편 임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하루만 안내도 연체자로 분류를 한답니다. 사망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촉장을 보냈다. 고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저축은행은 억지 해명에 급급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금감원의 통보를) 매번 확인하는 것은 아니다”며 “또한 이자를 내라고 독촉한 것이 아니라 기한 이익 상실 안내장을 발송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금감원의 통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하지 않았다는 ‘과실’을 인정한 것이며, 기한 이익 상실 안내장 또한 사실상의 채권추심 절차로 이해된다.

기한 이익 상실 안내장은 금융기관이 채무자가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시, 만기전에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발송한다. 원금이나 이자를 2회 이상 연체할 경우 채무자에게 보내게 된다. 
고려저축은행 외에 사망자 A씨의 빚이 얼마나 더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생활고로 인한 빚과 관련된 자살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남편 임씨가 본사를 방문해 ‘오해’를 풀고 갔는데, 그런 보도가 나와서 당혹스러웠다”며 임씨를 원망하는 듯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고리대 장사’... 전국 34개 저축은행 중 금리 가장 높아

한편 고려저축은행은 고금리 장사로 악명이 높다. ‘서민금융’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무색하게 은행문턱이 높은 서민들을 대상으로 고리대를 놓고 있는 것. 

금감원에 따르면 고려저축은행의 개인신용 대출 평균 금리는 30.87%. 전국 34개 저축은행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에 해당하며 이는 대부업법상 최고금리 상한선(지난해 말 기준 34.9%)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은행 인지도가 떨어져 (수익성을 제고해 고금리를 책정한) 그런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고려저축은행 본사는 부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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