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LG 창조경제혁신센터만 쏙 뺀 이유
박 대통령, LG 창조경제혁신센터만 쏙 뺀 이유
  • By 정연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3.1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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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10일 오전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전시관에서 입주기업인과 대화하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왼쪽)가 8일 충북 청주시 오창읍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성과전시존 전시관람 및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경북·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따라 방문해 논란을 낳고 있다. 총선을 불과 한달 앞둔 시점에서 새누리당의 기반인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지역을 집중적으로 방문하고 있어 야권과 재야에서 ‘총선용’ 행보라는 날선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오픈 1주년을 기념해 그간의 주요성과를 점검하기 위한 ‘순수한’ 경제행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야권과 야권지지 성향의 시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박 대통령은 대면 회의보다는 집무실에서 보고서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아는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의아해 했다”며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번 행보로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자신의 고향인 대구부터 챙겼다. ‘배신자’로 낙인찍힌 유승민 의원계와 ‘친박’간의 한판 대결이 벌어질 지역이다.

하여 박 대통령이 ‘친박’ 후보들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는 지적이 많다. 새누라당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는 박 대통령 방문 직후 대구지역에서만 여론조사를 재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방문으로 ‘친박’ 후보들의 지지율이 높아지면 유승민 의원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경제 행보’는 대구에서 멈추지 않고, 16일에는 부산창조개혁혁신센터 오픈 1주년을 기념식에 참석했다.

공천을 두고 친박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가 부산이다. 윤상현 의원이 육두문자를 써가며 김무성 대표를 강하게 비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

애초에 정부는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개설하면서 대기업에 한 지역씩 ‘배정’했다. 지역 특화산업과 해당 대기업의 ‘연고’를 고려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하나씩 맡긴 것인데, 삼성그룹의 기반은 대구경북, 롯데그룹의 연고는 부산이다.

삼성라이온즈의 홈이 대구, 롯데자이언츠의 홈은 부산이라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한 지난 10일, 이틀 전에 1주년을 맞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있었다. 바로 LG그룹이 운영하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도 지난 8일이 오픈 1주년이었다. LG그룹은 연고가 약하다. 야구팀으로 따지면 LG트윈스의 홈은 서울.

박 대통령은 이날 몸소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황교안 총리를 대신 보냈다. 이같은 정황들을 감안하면 야당과 재야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지난해 국감에서 야당의원들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사업에 비유하기도 했다. 당시 야당은 창조경제혁신센터 공격 전담팀을 꾸렸다는 얘기도 나왔다.

박 대통령이 물러나면 혁신센터들이 공중분해될 것이라는 말들이 정재계를 가리지 않고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사실 창조경제라는 말 자체가 몰(沒) 창조적”이라며 “자율과 창의에 상반된 개념으로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다. 21세기 경제는 ‘창조’가 아닌 자율과 창의가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의 노하우와 자금력을 스타트업에 접목해 ‘창조경제’를 하자는 취지다. 이번처럼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로 국민들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백안시(白眼視)해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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