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세돌 9단의 ‘흑돌 제안'을 받았다면...
삼성전자가 이세돌 9단의 ‘흑돌 제안'을 받았다면...
  • By 연제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3.25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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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R4 연구소. 윤부근 대표(CE부문), 신종균 대표(IM부문), 이상훈 사장(경영지원실)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부장 등 임직원 6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스타트업(Start Up) 삼성 컬처혁신’을 선언했다. ‘스타트업 삼성’은 조직문화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지향점을 동시에 담고 있는 슬로건이란다.

조직문화를 혁신해 스타트업 기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열린 소통의 문화를 지향하면서 지속적으로 혁신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임직원들의 집단지성 플랫폼인 모자이크(MOSAIC)에서 '글로벌 인사제도 혁신'을 주제로 온라인 대토론회를 실시했는데 총 2만6,000여명이 참여하고 1,200여건의 제안이 있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조직문화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향후 개선방향을 수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 등의 ‘3대 컬처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에서 승리하고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9단은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 마인드 대표에게 “(오늘) 흰돌로 한번 이겼으니까 제가 흑돌로 정내놓고 게임을 시작하는 게 어떤가”라고 제의한다. 하사비스 대표 조금도 망설임 없이 “예 괜찮을 거 같습니다”라며 이 9단의 제안을 ‘앉은 자리’에서 수락한다.

## 3월 중순 어느 날. 기자는 알고 지내던 한 금융사 홍보실 A팀장을 만났다. A팀장은 기자에게 “이세돌 4국 끝나고 인터뷰 봤어요”라며 “저 깜짝 놀랐어요. 딥 마인드의 젊은 CEO가 어떻게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된 경기의 의사결정을 바로 하냐고요. 하사비스는 구글의 자회사 CEO에 불과하잖아요. 슈미트 회장이 한국을 직접 방문해 경기를 챙기기도 했잖아요.”

A팀장은 “만약에 삼성전자였다면 어땠을까요. 딥 마인드가 삼성의 자회사고”라며 “아마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해 대국 전에 말씀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이재용 부회장까지 결재라인을 탔을 겁니다. 발표는 홍보실에서 하고요.”

A팀장은 그러면서 “이러니까 우리기업들이 경쟁력이 있겠어요. 지금은 몰라도 앞으로는 분명 아닐 겁니다. 바둑이 반짝 뜨니까 대통령은 AI(인공지능) 개발에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하라고 지시하고…”라며 혀를 찼다.

우연치 않게도 삼성전자가 조직혁신 작업에 분주하다. 24일 ‘스타트업 삼성’으로 권위주의 문화를 타파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이어지는 현행 5단계 직급체계를 4단계로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조직을 단순화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계 한 인사는 “삼성의 시도는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한 기업의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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