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드는 '재능교환', 앱으로 해보자
돈 안드는 '재능교환', 앱으로 해보자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4.04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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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레슨 홈페이지 캡처

지인을 기다리기 위해 경복궁역 근처를 갔다. 햇볕이 좋아 길가를 신나게 걸어가던 중 외국인이 영어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아느냐고. 그녀가 보여주는 핸드폰 안에는 할머니 원조떡볶이 간판이 있었다. 순간 당황했다. 아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갈등이 시작됐다. 앱지도를 켜서 같이 찾아줄까. 아님 모른다고 말할까. 5초간의 고민이 끝나고, 난 말했다. "I'm a stranger here. sorry." 

있는 힘껏 혀를 꼬부려 말했지만, 한두번이 아니었다. 외국인에게 친절하고 싶지만, 영 성에 차지 않는 영어 때문에 난 스스로 이방인임을 자처해 왔다.
중학교 때부터 영어를 공부를 했으니 대학 때까지 근 10년을 영어 공부를 했지만, 입을 떼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다. 한때 국문학도가 아니라 영문학도를 꿈꿨던 나였기에, 자괴감은 더 심했다.
내 남편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참에 둘 다 영어 회화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싶어 집 앞에 있는 영어회화 카페를 가봤다. 하지만 시간이 맞지 않았고, 비용을 덜 들면서도 새 친구를 사귀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아는 지인이 자기는 미술을, 다른 사람은 타투를 재능교환했다는 말이 머리에 스쳤다. 혹시, 다른 사람도 비슷한 고민을 했다면 '재능교환' 앱을 누군가가 만들어 놓지 않았을까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가봤다.

피플 게이트 홈페이지 캡처

'재능교환'이라는 글자를 쳐 보니, 눈에 띄는 두 개의 앱이 보였다. 크로스레슨, 피플게이트. 평점이 4.5점으로 상대적으로 더 좋은 피플게이트에 먼저 가입해봤다. 다운로드수 10만을 넘긴 이 앱은 '다양한 재능 & 해외친구를 만나세요'라는 카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처럼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SNS 기능을 통해 여러 국가의 인맥 쌓기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먼저 회원가입을 하면서 프로필 작성을 한다. 이력에는 뉴스편집, 기사작성을 쓰고 나의 재능에는 요리, 글짓기, 그림그리기. 관심사는 영어회화, 그림그리기, 인테리어. 찾는 재능에는 영어, 커피, 마케팅을 쓰고, 글쓰기와 영어회화 재능교환이라고 소개를 써 보았다.
포트폴리오에는 자신이 잘하는 재능에 관한 사진을 여러 장 올릴 수 있다. 얼마 후, 내가 피플게이트를 시작했다는 소식과 프로필 업데이트 현황이 업데이트 됐다.
그러자, 이용자 중 한 분이 내 소식을 칭찬해 주었다. 역시 칭찬의 힘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낯선 사람에게 마음이 열렸다. 기본적으로 이 앱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그 내용을 다른 이용자가 칭찬을 하면서 재능교환이나 인맥 쌓기가 시작됐다.

기자는 '봄, 빨래'에 관한 글을 올렸더니, 다른 외국인 이용자가 "great"라는 칭찬을 해줬다. 그때 영어로 답변을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쑥스러워 한국어로 쓰고 뒤에  "thank you"라고 덧붙였다.

이 앱의 가장 좋은 점은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전체 소식을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는 내용에 칭찬하기를 눌러 호감을 표시하고, 이야기 방에서 서로 댓글을 통해 대화를 하면 된다.

아쉬운 점은 자신이 원하는 재능교환이 직접적으로 매칭되기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바로 영어회화와 글쓰기 재능 교환을 원했던 기자는 잠시 시간을 가지고 SNS 친구를 사귀고, 점차 재능교환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꿔야 했다.
가볍게 먼저 외국인 친구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피플게이트'를 이용해 보는 게 좋겠다.

다음으로는 평점 4.0의 '크로스레슨(교환레슨)'을 이용해봤다. 하지만, 직접적인 재능교환을 원한다면, 피플게이트 보다는 크로스레슨이 더 나은 것 같다.

이 앱은 목적이 분명하다. 내 재능과 다른 사람의 재능교환, 재능교환 본래의 의미를 충실히 담은 앱이었다. "당신의 재능을 나누세요. 그리고 공짜로 서로 배우세요" 카피 그대로.

앱은 내가 레슨을 열거나, 남의 레슨을 신청하는 형식으로 재능교환이 이뤄진다. 실제로 다양한 재능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언어, 음악, 예술, 컴퓨터, 운동, 공부라는 대분류 안에서 다양한 분야의 세부 카테고리를 설정해 자신의 재능과 원하는 재능을 표시할 수 있었다.

이용자들은 원하는 레슨을 열거나 담아두거나 신청할 수 있다. 레슨을 신청하면, 레슨을 연 사람에게 신청자의 프로필이 전송된다.
기자는 레슨에 지원하기 보다는 직접 열어보기로 했다. 한국어와 영어회화의 재능교환을 원한다는 글을 쓰고 수업을 열었다. 물론, 이틀만에 66명이 내 글을 읽었다. 하지만, 지원한 사람은 아직 없다. 아쉬움이 남지만, 조금 더 기다려 보려 한다.

두 앱을 사용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이용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앱을 활용하는냐에 따라 인맥 쌓기나 재능교환의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란 거다. 생각해 보면 기자는 소통이나 레슨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 같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레슨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좀 덜어둔다면 좋을 것 같다.

실제로 여러 사람들이 도움을 받았다는 글이 리뷰로 올라오고 있었다. 영어와 보컬레슨, 포토샵과 프로그래밍 재능교환이 이뤄진 적도 있었다.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여는 수업에 비해 후기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두 사용자의 매칭 상황을 공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이용자가 레슨을 열고, 신청을 마감하고, 삭제할 것인지를 사용자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러나 레슨이 성사된 경우, 후기를 대부분 남겨야 하는 강제성이 있다면 앱과 이용자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용자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앱을 활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특히 외국인 남성이 여성을 꼬시기 위해 레슨을 연 경우가 신고 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용자들은 이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고 있었다. 적극적인 신고와 불량사용자 퇴출 같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누구에게나 재능은 있다. 소중한 거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을 배운다고 하면 너무 사교육에 매달린다. 공부도 취미도 취직도. 그러나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오늘의 내가, 다른 이에게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재능교환 앱을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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