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검찰 가습기 수사 피해가나
애경그룹, 검찰 가습기 수사 피해가나
  • By 이현정 기자 (kotrapeople@koreaittimes.com)
  • 승인 2016.04.2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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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의

“억울한 피해자들이 제대로 구제받을 수 있도록 피해추가 접수를 비롯한 조치를 취하기 바랍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 “생활 화학제품 안전관리에 미흡한 부분은 없는지, 다시한번 점거하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철저 조사’를 지시했지만 29일 오후 5시 현재 검찰은 수사확대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검찰은 박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 27일 ‘세퓨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H사를 조사한다고 발표했을 뿐이다.

<>애경 '가습기 메이트' 수사 대상에서 제외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의 시선은 애경에 쏠려 있다. 정부가 지난 2014년부터 두 번에 걸쳐 실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에서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 제품으로 사망자 28명을 포함 총 128명의 피해자가 나왔다.

애경 제품에 의한 피해자가 옥시 피해자(사망 103명 포함 총 403명) 다음으로 많은데도 불구하고 검찰의 칼끝이 애경을 비켜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1월 특별수사팀을 설치해 가습기 살균제 10여개의 인체 유해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4개 제품에 폐 손상 유발물질이 포함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4개 제품에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가 포함되지 않은 것.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4개 제품에 대한 수사만 진행하고 사건을 종결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검찰은 ‘살인의 고의까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신현우 옥시 전 대표를 소환하면서도 ‘살인죄 불가’입장을 밝혔다. 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나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지 않았다. 전 세월호 선장 이준석 씨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기소돼 구속재판을 받고 있다.

<>야당 청문회까지 요구... 새누리 "수사 결과부터 지켜보자"

집권당인 새누리당도 ‘관망’하다가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다음날인 29일에서야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특별법 아젠다’를 야당에 빼앗긴, 뒤늦은 지각행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7일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발표하고 국민의당과 정의당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야당은 한발 더 나아갔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특별법 제정을 대대적으로 검토하겠다. 필요하면 청문회를 통한 진상규명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특별법이 필요하다면서도 청문회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원회의장은 “청문회는 검찰 수사 끝난 뒤에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식의 발언은 집권여당이 정권에 불리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드는, 시간 끌기용 수사(修辭)다.

<>정부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아

청와대와 새누리당, 검찰의 이같은 ‘신중모드’는, 정부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를 수사대상에서 제외한 근거는, 지난 2011년 11월 질병관리본부가 동물실험에서 독성물질인 CMIT/MIT와 폐 섬유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결론. CMIT/MIT는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의 원료다.

그러나 지난 1월 환경부 의뢰로 서울아산병원이 제출한 보고서엔 CMNIT/MIT가 폐섬유화를 일으킨다고 돼 있다. 정부는 이 보고서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건을 더욱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가 환경보건센터로 지정한 서울아산병원이 환경부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가습기 살균제 내 독성물질인 CMIT 및 MIT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는 폐 섬유화, 폐출혈 및 폐 조직 위축, 폐 조직 괴사 등이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적혀 있다.

이 연구는 이미 2013년에 논문으로 발표됐고, 정부는 보고를 받고도 아무런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한 사안에 두 가지 결론 내린 정부... 사태 키워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26일 “가습기살균제의 피해범위를 폐질환이 아닌 다른 질환까지 확대해 피해범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은 사건초기부터 있었다”며 “정부가 의도적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범위를 축소하고 있는 것 아닌 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산하인 질병관리본부가 한국화학연구소에 의뢰한 보고서는 “CMIT 및MIT를 원료물질로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는 분명한 독성 증상을 확인하지 못했고, 폐섬유화와 관련성도 적다”고 결론 냈다. 결국, 정부기관이 하나의 사안에 다른 결론을 내림으로써 피해를 키웠고 대책마련에 혼선이 빚어진 것.

심상정 대표는 28일 기자회견에서 “CMIT와 MIT도 독성이 확인 됐지만 폐 손상원인 물질로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CMIT와 MIT 물질을 원료로 사용한 애경과 이마트도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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