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의 핀테크 대담: 하나금융그룹 한준성 전무 上
김형중의 핀테크 대담: 하나금융그룹 한준성 전무 上
  • By 이현정 기자 (kotrapeople@koreaittimes.com)
  • 승인 2016.05.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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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 한준성 전무(왼쪽)가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과 대담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인터넷뱅크 브랜드 ‘1Q Bank'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대중이다. 캐나다를 비롯 중국, 인도네시아 등 리테일 뱅킹에 강한 해외 네크워크부터 ‘1Q Bank'를 출시하는 전략을 시행하고, 전체 해외 네트워크를 묶는 핀테크(FinTech) 기반의 해외송금 서비스 '1Q Transfer'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외부의 아이디어와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표방, 이를 위해 1Q lab을 운영중으로, 은행권 최초로 핀테크기업에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등 협업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에 필요한 핀테크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최근 6개 기업을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O2O결제, 생체인증, 빅데이터 신용평가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스타트업’과 금융서비스의 혁신을 앞당기고 있다.

Korea IT Times는 하나금융그룹의 핀테크 컨트롤타워인 한준성 전무(CFIO)와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과의 핀테크 대담 시간을 마련했다. 김 회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고려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또한 그는 핀테크학회를 설립하고 핀테크업계와 금융권 간 가교 역할을 하는 한편, ‘규제당국’에 정책을 제안 하는 등 핀테크 선진화에 기여하고 있다.

대담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그랑서울 빌딩타워 하나은행 한준성 전무의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디지털 금융이나 핀테크가 왜 은행에 위협이냐.

고객경험에 대한 상상을 바꿔버리기 때문"


김형중 회장(이하 김): 하나금융그룹의 핀테크 담당 인원은 얼마나 되나

한준성 전무(이하 한): 핀테크 인원이 따로 있지 않고, 미래금융그룹이 있다. 미래금융그룹의 상당수가 핀테크 관련업무를 하는 것이다. 미래금융사업부, 글로벌사업부, 신성장동력발굴부 이렇게 3부서가 핀테크 관련 업무를 한다.

미래금융사업부는 국내 일을 맡고, 글로벌미래금융부는 주로 해외, 신성장동력발굴부는 제휴나 합작회사 관련업무를 담당한다.

김: 외환은행과 합쳐져서 해외시장에 더 신경 쓰는 건가.

한: 애초부터 글로벌에 대한 이슈는 많았고, 외환은행과 합쳐지면서 좀 더 수월해졌다. 해외에 거점이 많아 유리해진 것이다. 27개 거점이 해외에 있다. 점포 10개 정도에 달하는 KEB캐나다가 있었다. 점포 수가 적어 오히려 디지털 금융을 펼치기 유리했다. 점포 1000개짜리는 사실상 변화에 대한 이슈가 많아 만만치 않다.

김: 지금 금융환경이 급변하는데, 듣기론 은행권에서 2000명이 옷을 벗는다고 한다. 경영압박 크지 않나

 

한준성 전무 CFIO (Chief Future Innovation Officer)


“국내에는 없는 직함 ‘CFIO(Chief Future Innovation Officer)’

하나금융그룹의 ‘미래금융’ 대변”

 

한: ‘왜’를 알아야 한다.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니까 금융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또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이런 불안감 때문에 사실 현재 혼란에 휩싸인 상태다.

눈에 보이는 건 없고 무언가 변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 금융계의 고민이다. 불안의 시초가 어디서부터 출발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때 내가 시장에 이야기하는 건 ‘고객경험’이다.

즉, 기본적으로 ‘공짜경제’라는 게 소비자 중심으로 많이 바뀐다는 거다. 아무도 검색하는 데 돈을 내지 않는다. 어떠한 서비스를 받을 때 소비자들은 공짜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공짜부문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이전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은행은 철저하게 공급자 중심이었다.

패러다임이 안 맞는 거다. 그러다보니 기본적으로 고객경험에 문제가 생긴다. 예전엔 부모님이 자녀에게 돼지저금통을 주고 “돈이 모이면 배를 갈라서 은행에 가라”고 했다. 그럼 은행은 “돼지저금통 배를 갈라서 은행에 가십시오”라고 홍보하면 된다. 고객들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아. 내 저금통의 배가 부르면 배를 갈라서 은행에 가면 되겠구나’라고. 이게 일종의 미래 고객경험에 대한 상상이다.

신세대들은 은행에 대한 고객경험 상상이 없다. ‘내가 은행에 왜 가야되나’가 되다보니 경험을 추리해볼 수 없다. 그러다보니 미래에 그 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에게 문제가 생긴다.

그럼 이런 현상들이 왜 생겼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게 소위 요즘 말하는 핀테크니, 디지털금융이니 하는 것에서 출발을 하는 거다. 기본적으로 디지털 금융이나 핀테크가 왜 은행에 위협이냐. 고객경험에 대한 상상을 바꿔버리니까.

신세대들은 금전에 대한 재화나 용역에 대한 가치를 주고받을 때 은행을 활용해야 된다는 경험이 없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용돈을 티머니로 준다. 그럼 은행도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은행이 볼 때 고객의 정의가 무엇일까.

계좌가 있어야 된다 아니다. 이제는 계좌가 없어도 은행에 서비스를 받으면 은행고객이다. 그럼 은행 서비스 정의를 어떻게 내릴까. 예전에는 계좌가 있어야 고객인데, 계좌가 없어도 고객이라고 했을 때는 서비스의 범위가 엄청나게 늘어난다.

 

"전통은행들 기술 변화에 둔감, 새로운 고객니즈 반영 못해

핀테크를 통해 ‘디지털 갭’을 채워줘야"

 

여기서 컨버전스를 고민하게 된다. 다른 회사와 제휴해서 고객들한테 서비스를 주고 우리와 소통하게 하면 기업이 고객이다. 결국 우리한테 수익을 가져다주면.

기존 전통은행이 이런 것들에 대한 대응이 너무 느리다보니 핀테크라고 불리는 스타트업들이 고객의 니즈에 대한 은행이 제공하는 그런 여러 서비스에 대한 갭을 채워주는 거다.

우리가 만든 용어로 우린 이걸 ‘디지털 갭’이라고 부른다. 디지털 갭을 메우는 것을 핀테크가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핀테크는 커질 것이고, 은행은 작아질 것이라는 기본적인 출발이 여기서 나온다.

그럼 핀테크만 하면 이 갭이 좁혀지느냐, 이건 또 다른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KEB하나금융은 ‘고객의 미래에 대한 경험을 어떻게 고객들한테 제시할 것인가’라는 전략을 세우는 게 미션이라고 생각한다.

김: 금융 비즈니스에 기득권을 가진 은행이 변화에 둔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얘기를 들으니 내가 편견이 있었다. 고객경험이라는 관점에서 금융업을 보니 굉장히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만의 생각인가, 하나금융그룹이 공유하고 있는 건가

한: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다. 저도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갖고 있는 내부경영의 참견에 대한 지분이 있으니 그 만큼은 되리라 본다.

그러나 전체가 다 변했다고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확실한 것은 변화에 대한 속도의 이슈일 뿐이지, 변한다는 건 구성원들 모두 인정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속도 때문에 기업이 죽고살기 때문에 속도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숙제다.

 

"대형마트가 온라인 무시했다가...

금융권도 고객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안간힘"

 

하지만 지금 말씀대로 그 부분이 결국은 최대 경영이슈이고, 그 부분이 불안감을 주는 거다. 불안감이 과연 우리한테 어떻게 다가올까. 제가 쉽게 쓰는 말로 ‘고객의 기술이 은행의 기술을 앞서기 시작했다’라고 직원들에게 얘기한다.

예전엔 창구에 오면 은행원들이 ‘이렇게 하십시오’ 하고 가르쳐줬다. 지금은 어떤가 고객들이 와서 오히려 은행에 가르친다. ‘시장에 이런 게 있는데 은행 뭐하느냐”고. 이건 진짜 큰 변화다.

은행이 고객의 입장을 따라가게 됐다. 그런데 사실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은행이 워낙 막강하고 규제산업이다 보니 항상 고객을 끌어와서 이런 경험이 없었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 유통을 보자.

자동차산업을 봐도 그렇고 모든 게 다 고객을 쫓아간다. 고객의 변화를 맞추려고 따라가는 거다. 그런데 사실, 금융산업은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그것 때문에 이슈가 생겨나는 것이다.

2000년 초에 이런 일이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게 생겼다. 인터파크 등이 초기 모델들인데 기존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혹은 월마트가 ‘온라인에서 얼마나 팔릴까. 우린 오프라인이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모두들 온라인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이 지금 그런 변화를 겪는 거다. 온라인이나 새로운 기술, 새로운 디지털경험과 관련, 유통회사들이 겪었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핀테크가 탄생 했다.

김: 아주 정확한 지적이다.

한: 유통사들이 변화하기까지 7년이 안 걸렸다. 지금은 기술이 더 발전했기 때문에 3~4년이면 된다. 그렇다면 2019년경까지 과거 유통사들이 겪었던 변화를 은행이 똑같이 경험할 테고, 유통사들을 우리가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는 거다.

혹시라도 핀테크업체 중에 ‘씨티뱅크’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다. 금융산업의 특성이 유통하고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 부분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그 부분에 대해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대응할거냐, 이것이 우리의 미션이다.

김: 금융권이 변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건데, 예를 들어 언론을 보면 NBC, ANC, CBS 등이 여론을 주도할 때 CNN이 나와서 방송계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신문도 마찬가지로 기존의 유력매체를 대신해 버즈피드(BuzzFeed)가 언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말씀하신 것처럼 시작은 ‘아마존이나 이베이가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였다. 이베이의 탄생 과정도 별 것 아니었다. 대학원생이 물건 몇 개 모아서 팔았는데 다 망가진 레이저 포인트가 팔렸다. 사업이 될까 싶어 학생이 ‘새것도 아니고 왜 망가진 걸 샀느냐’고 물으니 레이저포인트 수집이 취미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내가 느끼기에 작년 만해도 금융권은 핀테크에 큰 신경을 안 썼다. 그런데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 세상의 변화를 바로 보고계시구나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제 은행에도 이런 생각이 확산이 되고 은행업 종사자들도 빨리 여기에 맞춰가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생각이 든다.

한: 결국 변화는 직원들에게는 눈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주장하는 것은 ‘디지털에 대한 경험을 주자’는 것이다.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는 소비자의 경험이 아니라 직접 제작자로서의 경험을 줘야겠다고 생각해서 상품을 만드는 직원들 코딩연습을 시키려한다.

스마트폰이 채널인가, 상품인가, 이게 지금 헷갈리는 시대다. 이게 채널이기도 하고 상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상품 만드는 직원들이 스마트폰의 구조를 모르고 어떻게 상품을 만들겠나. 따라서 직원들이 코딩 라이센스를 취득하거나 공부를 해야 된다.

제 명함에 직함이 CFIO(Chief Future Innovation Officer)로 돼 있다. 국내에 없는 직함이다. 하나금융그룹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를테면 ‘우리 조직은 이렇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필요도 없다. 기본적으로 이런 직함이 있는 자체가 차별화다. 해외 보고서 등 자료들을 보면 하나금융그룹을 많이 언급하고 있다.

사실 5년여 전부터 해외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BNP파리바의 ‘헬로뱅크(Hello bank)’를 만들 때도, 그런 전략을 잡을 때도 내게 자문을 구했다. 저만 해도 매년 강연 요청이 들어오는데, 프랑스 BNP파리바 임원들을 상대로 강연도 했다. 이것이 하나금융의 색깔이다.

그룹의 중장기전략 대부분이 국내 최초, 세계 최초다. 전략 하나를 예로 들면, 돈의 형태가 바뀐다. 디지털 때문에 글로벌 공조화현상이 더욱 빨라질 것이다. 금융 분야는 심각하게 이를 바라봐야 된다. 어떤 어플리케이션, 프로덕트, 프로세스를 가져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 말이다.

또 딜리버리 채널에 대한 이슈가 있다. 얼마 전에 아마존이 드론으로 상품을 배달했다. 상품을 전달하는 경로의 혁신이다. 해서 금융상품을 전달하는 경로의 혁신을 만들자, 고객이 신청서 쓰면 통장을 만들어주고 손님 손에 쥐어주는 방식도 있지만 상품을 전달하는 경로의 혁신을 일으켜야한다는 생각이다.

 

한준성 전무(왼쪽)와 김형중 핀테크 학회장


“하나멤버스, 무형의 자산을 현금화

은행이 어떻게 이런 혁신적인 상품을...”

 

기본적으로 디지털을 생각하지 않으면 혁신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직원들은 디지털을 연구해야 한다. 그러면 고객들한테 상품을 전달하는 경로가 달라지는 거다. 지금까지는 인터넷으로 줬는데 또 다른 형태로 변할 것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까, 고객과의 접점에 대한 터치 포인트라는 이슈를 가지고 다양한 터치포인트를 따는 게 정답이냐, 아니면 왜 꼭 인터넷은 www.하나뱅크.com 들어와야지만 거래할 수 있을까, 다른 방법은 없는가. 이런 이슈들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또 하나가 글로벌 이슈다. 처음에 고민했던 이유는 트위터였다. 사람들이 트위터를 사용하는데, 막상 한국에는 법인이 없었다. 디지털은 국경을 초월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쓰니까 그게 곧 법이 된다.

여기서 고객 니즈와 규제와의 불일치성이 생긴다. 시장이 막 변하게 되는. 불일치성을 가지고 얼마나 일치하게 가느냐가 정부 당국의 고민이 될 것이다.

그게 결국 시장에서 승리하는 길이다. 그 부분을 은행도 마찬가지로 고민해야 한다. 불일치성을 얼마나 줄일까. 규제당국만 볼게 아니라, 우리입장에서 그에 관한 어플리케이션도 내고 프로덕트도 내고 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거다.

몇 가지 전략이 하나하나 발전하면서 ‘하나멤버스’가 탄생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시장의 핫 토픽이다. 얼마전 삼성경제연구소 동영상 강연에서 혁신사례를 소개하는데, 은행이 이렇게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을 줄 몰랐다며 하나멤버스를 다뤘다.

하나멤버스의 핵심 요소 중에 하나가 결국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무형의 자산을 현금화시켜준다는 개념이다.

그간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우리는 금전적인 요소만 생각했었다. 금전적인 요소만이 아니라 무형의 자산도 현금화 시켜주자. 여기서 출발 했다.

무형의 자산 중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게 뭘까, 그게 로열티다. 예를 들면 OK캐시백 포인트든, 항공마일리지든 아니면 어느 회사에서 받은 뭐든 있을 것이다.

 

“플랫폼, 더 이상 IT기업들의 전유물 아냐

하나멤버스가 바로 ‘금융플랫폼’”


김: 지금 말씀하신 게 포인트다. 며칠 전 방송에서, 강사분이 중국관련 강연을 하면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팔면서 왜 그걸 스마트폰으로만 팔았을까, 예를 들면 스마트폰을 판매하면서 어느 정도 할인을 해주고, 대신 조건으로 삼성이 만든 포털에 들어와서 회원이 되라, 그러면 지금 삼성은 페이스북보다 더 큰 ‘사업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거다.

그래서 왜 우리는 하드웨어적인 생각에만 머물러 있는가, 앞으로의 비즈니스라는 건 새로운 채널을 만들고 거기에 사람을 많이 모으면, 은행 같은 경우에도 금융으로 수익을 내는 것 말고 금융외적인 것으로도 이윤을 만들 수 있는데, 그래서 말씀처럼 무형자산을 유형화하고 현금화하는 생각이 굉장히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확산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사람들을 더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되는데 그 인센티브를 기왕 시작이니까 잘해주면 좋겠다.

한: 삼성전자 자주 만난다. 국내기업들이 실수하는 것 중에 하나가 플랫폼을 만들지 않고 프로덕트를 만들어서 그렇다. 우리가 이번에 시도하는 것 중에 하나가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플랫폼의 기본은 사람이다. 플랫폼이란 얼마나 사람을 모아서 그걸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사람을 많이 모아서 스스로 진화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곧 플랫폼이다. 플랫폼이 금융에 있든 제조에 있든 유통에 있든.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어렸을 때 부모님이 금융플랫폼이라는 표현을 써서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플랫폼이 마치 IT기업의 전유물처럼 바뀌었다. 은행은 ‘지급결제를 플랫폼으로 가져갈까. IT기업들이 선점하고 방법이 없네. 그럼 뭘 가져가지’라고 고민하게 된다.

금융의 플랫폼이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이번에 재기를 노리는 거다. 금융플랫폼을 하나멤버스로 가져가자, 하나멤버스는 사람을 모으고 스스로 진화하면서 변화해나간다. 그리고 기업들이 여기에 들어오기 시작, ‘입점’을 원하는 기업이 100여개에 달한다. 이런 것들이 결국은 플랫폼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애플을 빙산에 비유한다. 삼성전자를 항공모함에 비유하고. 그런데 애플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게 뭔지도 모른다. 그게 뭐냐면 결국에 자산이 자산을 낳고 자산이 자산을 낳는 틀을 만드는 거다. 그 틀이 플랫폼인거고 그 틀의 기본은 사람이다.


“금융실명제로 계좌 만들려면 반드시 은행가야

규제는 곧 니즈와의 불일치성”

 

이 작업을 하고 있는 게 하나멤버스다. 뭔가 포인트를 잡아야 되는데 은행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얼까. 삼성이 제일 잘하는 게 반도체라면, 애플이 제일 잘하는 게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거라면, 구글이 제일 잘하는 게 서치 검색엔진을 만드는 거라면, 아마존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유통이라면, 페이스북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소셜네트워킹을 하는 거라면, 그러면 우리는 뭘 할까라고 자문해 본다.

결국 자산을 컨트롤하자. 그런데 그 자산이라는 게 돈 많은 사람도 있고 적은 사람도 있다. 자산을 컨트롤하는 게 우리가 무조건 돈만 생각하진 말자, 이런 개념이다.

금융실명제에 따라 은행계좌를 만들려면 반드시 은행에 가서 본인 확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제라고 생각한다. 규제는 곧 니즈와의 불일치성이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1,2억씩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만들어 낸 게 하나멤버스다. 일정금액 미만이면 실명확인 절차 없이, 간단한 본인 확인만으로 자산 컨트롤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멤버스는 계좌에서 직접 충전도 된다. 바로 현금화해서 계좌에 넣을 수도 있고 ATM에서 현금 인출도 가능하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형상화시켜서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이걸 통해 무한확장을 꾀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글로벌까지. 이게 핀테크시대에 우리가 할 일이다.

김: 마케팅은 어떻게 하나, 경쟁 은행의 경우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는데.

한: 하나멤버스는 광고 효과보다 콘텐츠 효과를 더 보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했는데 가입자가 376만명이다. 경쟁사는 우리보다 적은 걸로 알고 있다. 광고비를 고객들에게 돌려 주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판단은 고객들이 할 것이다.

김: 오전에 지방세 관련된 핀테크 업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 지방세 고지서를 메일로 보내면 그 비용이 450원 정도 한단다. 등기로 보내주고 하니까. 그런데 그걸 카카오로 보내니까 비용이 130원밖에 안 든단다. 반절은 카카오가, 반은 자기네 회사 몫이라고 한다.

초창기에 ARS납부 이야기를 꺼낼 때만 해도 국세청에서 ‘누가 ARS로 세금을 내느냐’고 했다. 그런데 지금 ARS 세금 납부자가 1500만명 정도 된다.

그런데 지방세 핀테크사업 하시는 그 분은, 2009년부터 사업을 해서인지 핀테크가 끝물이라고 말한다. 내 생각에는 아직 꽃도 안 폈다.

한 : 나도 그렇게 본다. 아직 시작도 안했다.

김: 우리의 상상력이 부족하고 무엇을 어떻게 개발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금융거래 갈수록 복잡다단, 부가가치 생겨

포지셔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위너’ 되는 것"

 

한: 혹자는 혁신적인 금융상품이 1950년대 이후로 안 나왔다고 말한다. 그럼 그때 뭐가 나왔느냐, 크레디트카드 즉 신용카드다. ‘다이너스’라는 회사가 그때 처음 신용카드를 내놨다.

그 이전까지는 가게에서 물건을 사려면 돈을 내야 했다. 손님과 친해진 가게 주인은 그런다. ‘미스터김, 오늘은 왜 그냥 지나가, 이거 사가야지'라고. 손님이 ‘돈이 없다’고 하면 ‘외상 줄게’ 그런다. 여기서 끝이다. 부가가치가 없다. 경제규모도 더 안 커진다.

그런데 어느 날 다이너스가 가게에 나타나 ‘이런 카드를 내미는 사람한테는 일단 외상으로 물건을 줘. 내가 대신 내 줄 테니까 걱정 말라’며. 손님한테 가서는 ‘당신 돈 나중에 갚아도 되니까 외상으로 물건 사도 돼’라고.

가치를 주고받는 결제의 단계가 세분화되기 시작한다. 현금 거래 단계가 5단계라고 가정하면 신용카드로 거래했을 때는 20단계 정도 된다. 이 20단계를 거치면서 부가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그럼 경제도 그만큼 커지고 산업도 탄탄해진다. 새로운 산업이 탄생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60년 지난 이 시점에서 다른 형태로 변화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예전에 플라스틱 카드로 변화했다가 지금은 모바일 결제로 진화중이다. 모바일로 바뀌면서 60단계로 변한다. 60단계에서 나오는 부가가치가 엄청나다. 60단계를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가 ‘위너’가 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포지셔닝을 어떻게 하는지가 관건이다. 예를 들면. 어떤 상품에 대한 소개와 바로 결제할 수 있는 툴이 나오고, 그 안에 벌써 오퍼를 하는 비즈니스가 생겼다. 이 상품을 선전하는 이들도 있다.

참여하는 선수도 많아진다. 그래서 모바일을 주목하는 것이다. 결국 시장이 고도화된다는 건 점점 더 세분화하는 것이고 세분화하는 것을 잘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기술 때문이다. 이게 맞아 떨어지기 시작하는 거다. 그런데 이 와중에 제일 이슈가 결국, 규제다.

** 대담은 下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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