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이 성사되면 소비자 선택 제한과 가격 인상, 중소 방송프로그램 제작사에 대한 불공정 행위 등 각종 폐해가 곳곳에서 드러날 것이다. SK텔레콤의 이익구조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지난 5월 현대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 언론사 기고문에 이렇게 썼다. 앞선 3월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황소개구리가 물불 가리지 않고 다 잡아먹어 생태계 먹이사슬을 파괴한다”며 “SK텔레콤은 황소개구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달 8일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이 됐다. 미래전략수석실은 미래창조과학부 ‘관할’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최근 “합병 여부를 곧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현 수석이 임명되자 통신업계에서는 “합병이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많았다. 일종의 ‘시그널’로 받아 들였다. 그간 현 수석이 뱉어 놓은 말도 있었고,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이 SK그룹 계열사 전 대표에서 현 수석으로 전격 교체됐기 때문. 더구나 현 수석은 서강대 교수를 하면서 2015년 3월부터 KT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알려진 것처럼 KT는 SK텔레콤의 최대 라이벌이다. KT 사외이사를 하면서 몸담고 있는 회사에 충실하게 ‘복무’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7개월을 끌었던 합병문제가 현 수석이 취임하고 한달 만에 ‘불허’ 결정이 났다.
사외이사 때 발언에 대해 ‘학자적 양심’ ‘소신’이라는 등 논란이 분분하지만 이번 합병불허 결정에 그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라는 ‘혐의’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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