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休] 일어날법한 사건과 관계…영화 ‘로봇 앤 프랭크’
[IT休] 일어날법한 사건과 관계…영화 ‘로봇 앤 프랭크’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8.05 0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인공 프랭크(프랭크 란젠라). 두 남매의 아빠, 이혼남, 아날로그 지향자, 과거 도둑, 현재 백발의 치매노인. 아주 간단하게 프랭크의 신상을 털어보면 이렇다. 단순하게 정의된 그의 인생 포장지는 그리 썩 멋지진 않다. 특히 ‘도둑’이라는 수식어는 더욱 그렇다. 법의 잣대를 들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속단해서는 안된다.

영화 ‘로봇앤프랭크’는 쉬이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인물을 통해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곱씹게 하는 영화다.

주인공 프랭크는 깜빡깜빡 잊는 그의 머리 속만큼이나, 로봇이 보편화 돼 있는 시대에 익숙지 않다. 오히려 모른척 한다. 그는 책은 도서관에 가서 직접 빌려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물론 짝사랑하는 제니퍼(수잔 서렌든)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사람은 로봇을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여긴다.

하지만, 날로 심해지는 치매증상을 아들 헌터(제임스 마스턴)는 두고 볼 수 없었다. 동생인 메디슨(리브 타일러)은 인권운동을 한다며 자기 삶에 몰입해 있고, 자신도 가족과의 시간이 필요했던 터라 아버지를 돌볼 이가 필요했다. 헌터는 프랭크의 건강지도사 겸, 집사 역할을 위해 신제품 로봇 ‘VGC-60L’을 사서 집으로 데려온다.

프랭크는 로봇이 달갑지 않았다. 자식들이 자신을 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을 터다. 하지만, 결혼한 아들이 매주 먼 거리를 오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적응해 보기로 했다.

심술이 더덕더덕 붙은 프랭크는 로봇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로봇에겐 ‘신뢰 프로세스’가 내장돼 있다. 잔소리가 심하지만, 농담도 수준급이고, 대답도 맘에 들 때가 곧잘 있다. 만약 건강관리가 실패하면 자기는 폐기 처분될 것이라고 말도 안되는 협박도 서슴지 않는 로봇의 모습에 귀여움을 느꼈다. 무엇보다 그의 비밀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객체’가 될 수 있는 존재임을 프랭크는 직감했다.

프랭크는 자주 가던 도서관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접했다. 몽땅 읽어버린 책들 중에서 소장가치가충분한 한 권의 책(역작이라 불릴만한 oooo)을 지켜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물쇠 따는 솜씨가 뛰어나고 비밀번호 해독 능력이 뛰어난 로봇이 파트너로 적격이었다.

책을 훔치는데 성공한 프랭크와 로봇은, 더 큰 한탕을 해보기로 한다. 프랭크가 자신을 멸시하고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도서관을 리는 듯한 졸부들의 속물 같은 실상과 치장에 반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로봇은 저염 건강 식단에 동의하면 이를 허락하겠다고 한다.

OK를 받아낸 프랭크는 로봇과 함께 생애의 최고의 한탕을 시작한다. 타깃의 동태를 살피며, 계획을 촘촘히 짜고 있는 와중에, 딸인 메디슨이 불시에 집에 들이닥친다. 메디슨은 로봇 불신자다. 결국, 로봇은 인간과 다르다며, 자신이 아버지를 곁에 있겠다고 말하며, 로봇을 꺼버린다.

최고의 한탕을 눈앞에 두고, 시련을 겪게된 프랭크와 로봇. 그들은 도둑질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 도둑질은 로봇에게, 아니 인간에게, 어떤 의미였던 것일까. 후반부에 공개되는 예상치 못한 반전도 있다.

“저는 로봇일 뿐입니다”는 말은 로봇과 인간간의 관계의 한계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사건들을 짐작케 한다. 한줄평을 해보자면, 주인공인 프랭크는 이름대로 자신에 ‘솔직’했다. 그래서 인간다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ABOUT
  • CONTACT US
  • SIGN UP MEMBERSHIP
  • RSS
  • 2-D 678, National Assembly-daero, 36-gil, Yeongdeungpo-gu, Seoul, Korea (Postal code: 07257)
  • URL: www.koreaittimes.com | Editorial Div: 82-2-578- 0434 / 82-10-2442-9446 | North America Dept: 070-7008-0005 |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and Editor in Chief: Monica Younsoo Chung | Chief Editorial Writer: Hyoung Joong Kim | Editor: Yeon Jin Jung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Choul Woong Yeon
  • Masthead: Korea IT Times.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