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캄보디아에서 무슨 일?
수출입은행, 캄보디아에서 무슨 일?
  • By 정연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8.0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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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 찬쏠 장관(가운데 손 든 사람)이 한신공영 관계자들과 공사상황을 점검하는 모습: KHMER TIMES 캡처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진행중인 캄보디아 도로개선사업에 대해 캄보디아 정부가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EDCF 사업에서 수혜국(受惠國)이 불만을 제기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로, 캄보디아는 불이익 감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한국수출입은행의 EDCF 사업 수행능력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수출입은행과 시공사,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 공공사업교통부(MPWT)는 최근 국내 한 시공사가 지난 3월 착공한 캄보디아 21번 국도 개선공사에서 계약위반과 부실시공이 드러났다며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쑨 찬쏠(Sun Chanthol) MPWT 장관은 지난 1일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공사인 한신공영은 우리정부의 승인을 받은 하도급 업체를 선정해야하고, 한 하도급 업체가 50%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도록 한 계약을 위반했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한 국가의 장관이 다른 나라의 건설사 이름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으로, 외교상의 결례까지 감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도로사업 공정률이 30%에 불과한 상황에서 부실공사 문제도 제기했다. 캄보디아 정부의 수차례에 걸친 도로 품질 조사결과, 계약서상에 제시된 기준에 미달했다는 것.

찬쏠 장관은 “시공된 도로에 대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계약서상의 품질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직 도로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공사는 도로 품질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번 사업의 감리업체인 다산컨설턴트의 해외사업 부문장은 지난 5일 MPWT를 방문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사업 부문 대표가 찬쏠 장관을 만나 부실공사와 관련 유감을 표시했다”며 “장관은 (우리에게) 시공사가 아닌 발주처의 편에 서서 엄정하게 사업 감리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한신공영은 그러나 “캄보디아 정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장관과의 공식면담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신공영이 공사중인 현지 교량에서도 오토바이 탑승자 2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 캄보디아 정부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

쑨 찬쏠 장관(가운데)이 감리업체인 다산컨설턴트 관계자와 악수하고 있다: KHMER TIMES 캡처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 못해

한편 이번 사건은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인 EDCF에서 전액 충당된다.

총 사업비는 456억원. 차관, 그러니까 우리나라 정부가 캄보디아 정부에 빌려 주는 자금으로 30년에 걸쳐 회수한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수출입은행이 돈을 빌려주고도 욕을 먹게 생겼다”는 말이 나온다.

쑨 찬쏠 장관은 “우리는 시공사의 계약위반 사실을 한국 대사와 EDCF에 보고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우리정부는 캄보디아 국민들의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EDCF를 거부할 것”이라고 초강수를 뒀다.

사실 ODA사업에 있어서 공여국(供與國), 즉 도움을 주는 국가 중심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는 터다. 도움을 준다는 명목으로 수혜국에 자국기업들을 데려다가 배만 불린다는 것.

<>수출입은행, 현지 조사단 파견

EDCF 수행기관인 수출입은행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아직까지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공식 항의를 받지는 않았지만 EDCF 총괄기관으로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이번 사건을 수출입은행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양국 관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혜국들 사이에서 한국의 ODA사업에 대한 신뢰 하락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정부의 공식 서한은 받지 못했다”면서도 “조만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현지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수혜국에서 불만을 제기한데 대해서는 “(제기된 의혹과는 별도로) 다른 사정이 있는지도 알아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지사정에 밝은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캄보디아 정부가 한신공영의 시공능력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의 EDCF 사업자 선정방식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현지실사 완료 후 부실공사나 계약 위반 사실이 드러날 경우 시공사인 한신공영에 제재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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