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회장님, 말밥 좀 그만 먹이세요”
“현명관 회장님, 말밥 좀 그만 먹이세요”
  • By 김민지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8.11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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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관 마사회 회장

“말밥이나 주러 갈까” 지난 5일(금) 이른 오후,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한 서민아파트의 선술집. 저녁 6시도 안된 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중년 남성 몇이 소주잔을 기울이고 앉았다. 튀김 닭과 마른 땅콩 등으로 어질러진 술상위에는 맥주 10여병과 빈 소주병 6개가 널브러져 있다.

듣자하니 이들의 직업은 관광버스 스페어 기사, 에어컨 수리기사, 택시 기사, 일용 건설 노동자, 그리고 무직자다.

가족의 구성은 이혼하고 혼자 사는 사람, 이혼해서 아들과 사는 사람, 무직자인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사람, 그냥 혼자 사는 사람이다. 나름 서로의 휴가계획을 말하는 자리인데, 결국 “그럼, 말밥이나 주러가지 뭐”로 의견 합치를 본다.

미사리 경정정과 과천 경마장은 날도 덥고 멀고 하니 근처 화상경마장에나 가자는 것. “따는 사람이 술 사기로”하고 이들은 2차를 위해 홀연히 떠났다. 술집 사장에게 물어 보니 “노래방에 갔을 것”이란다.

이들이 사는 서민임대 아파트는 전세와 전세를 낀 월세 형식으로 세는 받는다. 18평 남짓, 혹은 그 보다 작거나. 전세라고 해야 수천만원대. 절대 다수가 노인, 연간 소득이 2000만원이 넘지 않은 ‘돌씽’ 중년 남성, 새터민, ‘모태 쏠로’들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산다.

술집 사장은 “돈 벌어 술 마시고 노름으로 탕진한다. 내일을 기약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무슨 낙이 있겠나, 이해는 간다”고 했다.

이곳의 다툼 대부분은 금전문제가 사단이다. 경마나 경정에 빠져, 서로 돈을 빌려주고 못 받게 되면 싸움이 나는 것이다. 싸움 때문에 하루에도 경찰차가 몇 번씩 드나든다. 술과 도박, 싸움이 일상인 동네다.

이곳 사람들이 애용하는 화상경마장은 직접 경마장에 가지 않아도 마권을 살 수 있다. 과천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편리하지만, 대신 화상경마장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73%로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고 한다.

술집 사장은 “주민들 중에는 술과 도박에 빠져 오래 못살 사람 많다”며 혀를 찼다.

<>시민단체 “전국을 ‘하우스’로 만들려 하나” 성토

한국마사회의 화상경마장 추가 계획을 두고 지역사회가 시끌시끌하다.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마사회가 화상경마장 추가 공모에 일부 지자체들이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미 전국에 30개나 되는 화상도박장이 성업중이다. 지난 10일 지역시민사회단체와 참여연대 등이 공모절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도박장설치가 주민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화상경마도박장으로 지역사회가 멍들어가고 있는데도 마사회가 비상식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화상경마장이 설치되면 중독자 양산과 주변지역 슬럼화 등 무수한 폐해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김포시와 파주시, 홍성군은 지역주민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승인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마사회는 신규 화상도박장 설치 시도를 중단하고 대전 월평동과 서울 용산 등 도심에 위치한 경마도박장을 즉시 폐쇄해야 한다”면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농림부 등 정부부처도 도박으로 인한 폐해를 인정하고 과감한 도박장 축소를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용산 화상경마장의 경우는 인근 한 여자중고등학교와의 거리가 불과 215m에 불과하고, 반경 500m 내에 교육기관이 6곳이나 위치해 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1570명이 서명한 입법청원서가 국회에 제출됐지만 마사회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마사회가 전국을 도박장, 그러니까 ‘하우스’로 만들려고 한다”며 “화상경마장 확대 계획은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현명관 마사회 회장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이다. 말과의 인연이라고는 제주출신이라는 것밖에는 없는 그는 2013년 낙하산으로 마사회 회장 자리에 앉았다. 2015년 연봉은 1억721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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