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낙하산 인사 감싸기' 연임 포석?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낙하산 인사 감싸기' 연임 포석?
  • By 이준성 기자 (jslee@koreaittimes.com)
  • 승인 2016.08.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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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수 이사장/ 한국거래소 홈페이지 캡처

조선·해운사들의 부실 원인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주요국책은행의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거래소에서 이런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월 공공기관에서 해제됐음에도 낙하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특히 최경수 이사장은 낙하산 인사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연임을 염두에 둔 것 아니겠냐”는 지적이 여의도 증권가에서 나온다. 최 이사장의 임기는 다음 달 말까지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4일 이은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유가증권시장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 본부장은 금융감독원 전신인 증권감독원에서 금융투자감독국장, 회계감독1국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거래소의 외부 출신 인사가 부임하면서 곧바로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을 맡는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3조원이 넘는 주식과 채권, 각종 투자상품을 총괄하는 거래소내의 ‘꽃보직’으로 통한다.

이 본부장은 출근 첫날 “낙하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한국거래소 노조의 반발로 30분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노조는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 낙하산을 맨 대형 인형을 설치하기도 했다.

물론 한국거래소의 낙하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이해선 전 금융위원회 국장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으로 보임되면서 낙하산 논란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1월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낙하산이 계속 내려앉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 내부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한 직원은 “연거푸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면서 내부적으로 사기가 저하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동기 한국거래소 노조위원장은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공공기관 해제 후에도 최경수 이사장, 이해선 시장감시위원장 등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한국거래소를 지주사 체제로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목적이 금융당국 낙하산용 자리 만들기인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건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최경수 이사장은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행사에서 (낙하산 논란이) 곧 진정될 것"이라며 "시장 발전을 위해선 외부 인사 영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부 사람만 영입하면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내부, 외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서로 경쟁하며 (자본) 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의 발언은 마치 한국거래소 내부 출신들이 거래소를 ‘장악’하고 있다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최 이사장 취임 직후 열린,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당시 민주당 김기준 의원은 “거래소 임원 중에 소위 ‘모피아(기획재정부, 재정경제부)’ 출신이 너무 많다”며 “최 이사장도 당사자”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당시 최 이사장을 비롯해 김성배 상임감사위원, 김진규 부이사장 겸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이호철 부이사장 겸 파생상품시장본부장, 김도형 시장감시위원장 등 총 7명의 거래소 임원 가운데 5명이 기획재정부와 전신인 재정경제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한국거래소의 임원진 회의는 기재부와 재경부 동문회 회의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이는 기관 운영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거래소의 인적쇄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월 한국거래소는 공공기관 해제에 따른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거래·상장 활성화 등을 통해 자본시장의 활력을 높이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장 제도 관행의 국제정합성 제고와 글로벌 협업 확대를 통해 자본시장 국제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여의도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 인사들이 거래소에 계속 내려오면서 공공기관 해제에 따른 거래소의 전략이 제대로 시행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낙하산 인사는 관치금융의 또 다른 유형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다음 달 임기를 마치고 연임을 노리는 최 이사장으로서는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경수 이사장은 그 자신이 낙하산 논란의 장본인다. 2013년 9월 선임된 최 이사장은 재경부 출신으로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친박 인사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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