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최대 治績, 전경련 해체?
박근혜 대통령 최대 治績, 전경련 해체?
  • By 연철웅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10.3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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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4년 5월 세월호 대국민담화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당시 대통령의 눈물에 대한 진정성 논란이 일었다

‘비선 실세’ 최순실 의혹이 사실로 백일하(白日下)에 드러나고 있다. ‘실체적 진실’은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事實)’만으로도 박근혜 정부는 ‘식물정부’로의 전락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다(無恒産, 無恒心).’ 쉬운 말로 옮기면 ‘인심은 곳간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맹자의 사상으로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 정치의 요체(要諦)라고 옛 성인은 일찍이 간파했다.

최순실의 수렴청정(垂簾聽政)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나 하야(下野), 거국내각 등 정치적 문제에 그치면 그나마 다행이다. 박 대통령은 시도 때도 없이 ‘경제위기’, 그러니까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강조해 왔다. 특히 정치적 위기 때마다... 그랬던 그가 스스로 밥상을 엎어 버린 꼴이다.

나라 경제 꼴이 말이 아니다. 지난 3분기 경제 성장률(GDP)이 0.7%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1.2%) 이후 4개 분기 연속 0%대다. 내년에는 더 어렵다는 말들이 재계에 퍼졌다. 조선해운 사태로 대량 실적 상황이 벌이지고, 청년 실업률은 최악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발 수출 부진은 언제 회복될지 막연하다.

21일 한 민간경제연구소는 12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가 박 정부 마지막해인 내년 말에 15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노무현·이명박정부 때보다 증가폭이 빠르다는 분석이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이른바 '초이노믹스'로 인해 저소득층의 가계빚은 3개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가계부채 등 민감한 경제현안은 쏙 뺐다. 대신 “우리나라 GDP 규모가 세계 11위로 올라섰고, EU와 블룸버그가 한국을 3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로 선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생뚱맞게도 개헌(改憲) 카드를 꺼내 흔들었다. 최순실을 감추기 위해 꺼내든 회심의 카드는 약발이 하루를 못 갔다.

<>‘한일 위안부 합의’가 10대 치적이라는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의 발화점은 미르·K스포츠재단이다. 두 재단이 대기업들로부터 단시간에 800억대의 출연금을 걷었다. 전경련은 총무 역할만했고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출연금을 ‘쾌척’했다고 해명했다. 최순실과 안종범 정책기획수석이 배후라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경련 해체’가 박근혜 정부의 최대 치적(治績)이 될 것이라는 말들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치적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박근혜 정부는 최근 ‘한일 위안부 합의’를 10가지 치적에 포함했을 정도다.

한 10대 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문제로 정부가 의도하지 않게 전경련을 해체하게 될 가능성이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며 “사실 재계에서도 (전경련 해체를)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경련이 할당금을 내려주는 게 각 그룹들 입장에서는 수월한 면이 있다”면서도 “전경련의 큰 역할 중 하나인 사회공헌 활동은 이미 개별 그룹이나 기업별로 CSR팀 잘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다른 그룹 관계자는 “전경련의 위상은 이건희 회장 때를 마지막으로 예전 같지 않은 지 오래”라며 “십수년 전부터 전경련 회장을 맡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 “개발시대 소임 다한 전경련 이제는...”

시민사회단체들 뿐만 아니라 보수 신문들도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최근 ‘전경련 해산 결단할 때 됐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좌파 진영이나 정치권의 전경련 해체 주장은 과거에도 있었다”며 “지금 문제의 심각성은 재계 내부에서조차 ‘이런 전경련이 왜 필요하냐’는 무용론(無用論)이 나오는 점이다. 대기업 사람들은 ‘전경련이 재계 이익을 대변하기는커녕 오히려 부담을 주고 있다’고 한다. 전경련이 회장(비상근) 아닌 상근 부회장 중심의 사무국 주도 체제로 변질되면서 재계도 제어 못 하는 존재가 됐다는 시각이 강하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문제로 하라는 대로 했던 애꿎은 기업인들만 곤란하게 됐다는 불만도 크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또 “재계 총수들은 갈수록 전경련과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회장직을 서로 맡지 않으려 해 회장 선임 때마다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엔 부회장으로 추천받은 대기업 오너들이 대부분 고사하기도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개발 시대의 소임을 다한 전경련은 이제 발전적 해체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며 전경련 해체를 주장했다.

<>동아, “해체하거나 새 출발하거나...” 압박

동아일보도 ‘누가 정경유착 전경련 해체하라 소리 나오게 만들었나’라는 사설에서 “지금까지 나온 의혹이 맞는다면, 이번 사안의 본질은 권력이 전경련을 동원해 사적 이익을 챙긴 ‘권력형 비리’라고 봐야 한다”며 “더민주당에 따르면 현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7개의 재단과 기관 등에 대기업 등의 기부금이 2146억 원이나 된다. 박영선 더민주당 의원은 ‘전경련이 말 잘 듣는 기업은 봐주고 말 안 듣는 기업은 내치며 준조세를 걷고 있다’고 했다. 그중 미르·K스포츠 재단은 공적 목적이 의심스러운 데다 대통령 측근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곳임에도 800억 원이나 몰아줘 사달이 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설은 “전경련은 일본의 경단련식 개혁을 통해 ‘제2의 출범’을 하거나, 누가 거금을 걷으라고 팔을 비틀었는지 ‘양심선언’ 한 뒤 해체 수순을 밟는 두 개의 길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 “신정경유착, 검은 고리 경제 병들게 해”

경향신문은 ‘경제 병들게 하는 전경련과 권력의 신정경유착’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부) 요청을 받고 돈을 안 내는 기업은 없다” “용처를 알 수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대기업 관계자들의 발언을 전하며 “정부가 기업을 상대로 팔을 비틀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한마디로 개발경제 시대의 구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물밑에서 오갔던 검은돈이 지금은 자율이란 형태로 물 위로 올라왔을 뿐”이라며 이번 사건을 ‘신정경유착’이라고 규정했다.

사설은 “이미 야당은 물론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지식인들이 전경련을 유착의 검은 고리이자 모금 창구로 지목한 상황이다. 실제 전경련은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이 일자 멋대로 재단을 해산하고 새 통합재단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등 본분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중략 ...

정경유착의 결과가 경제를 병들게 하고 결국은 국가와 시민 모두에게 손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경제를 살려야 한다면서 지속 불가능한 경제를 만들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끝을 맺었다.

<>해체 시나리오는 전경련 회장 대국민 사과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JTBC의 ‘최순실 PC' 보도 이전까지는 전경련이 해체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전경련 해체는 곧 ‘최순실 국정 개입’으로 이어져 박근혜 정권이 치명상을 입게 됨에 따라 정권 차원에서 의혹을 덮을 것이라는 분석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JTBC와 일부 신문들의 특종으로 최순실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반전을 맞았다.

재계에서는 “코너에 몰린 박근혜정권이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 또는 희생양을 삼는 차원에서라도 전경련 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들이 나온다. 해체 시나리오는, 검찰 수사 막바지 즈음해서 전경련 회장이 대국민 사과 형식으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산(恒産)이 없으면 정권을 지지하는 항심(恒心)도 없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반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권(政權)의 식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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