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파트너십’에 애플만 쏙 빠진 이유
‘인공지능(AI) 파트너십’에 애플만 쏙 빠진 이유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11.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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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말 인공지능 개발에 적극적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닷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IT 대기업 5개회사가 '인공지능 파트너십(Partnership on AI)을 결성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각 기업에 의해 개별적으로 연구 개발이 진행되어 왔지만, 새 컨소시엄은 사용자 측도 포함한 업계 단체로 인공지능을 최선으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때문에 기업의 울타리를 넘어 인공지능이 윤리와 법, 제도에 맞게 안전하고 투명하게 개발되도록 하자는 취지로 이사회는 사회 정책 및 윤리학자, 비영리 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인공지능 파트너십’은 열린조직이라는 거다. 앞으로도 기업과 개인의 참여에 대해 문호를 개방한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그런데, 발표 당시 눈길을 끈 것은 애플과 인텔의 이름이 명단에서 빠져있었다는 거다. 특히, 애플의 불참은 큰 의문을 자아냈다. 애플이 불참한 것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폐쇄적인 기업문화와 함께 인공지능 기술이 경쟁사와 비교해 부족하다고 느끼는 열등감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애플의 인공지능 연구성과가 경쟁사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타사의 음성인식 가상비서 기능과 애플의 시리(Siri)를 비교해 보면, 시리는 음성인식 어시스턴트로서 음성명령을 이해하고 있을 뿐이지, 인공지능이 작동한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으니 한번 시험해보세요"라는 식으로 사용자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을 하지 못한다.

사용자들은 그나마 iOS10으로 업그레이드 한 이후 그나마 사진기능을 통해 애플의 기계학습 역량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사진 라이브러리에 '메모리' 기능이 나타나 날짜와 장소, 사진 속의 인물과 장면 등에 따라 사진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정리해 준다.

새로워진 검색기능은 사진에 찍힌 대상물을 말로 검색할 수 있는데, 검색 키워드는 사용자가 손으로 달아놓은 것이 아니라 기기에서 분석해 부여한 것이다. 얼굴 인식률도 높아서 전화번호부에서 이름에 사진을 할당하면 인명으로 사진검색도 할 수 있다.

애플은 자신들의 개인정보보호정책에 따라 사진을 서버 등 외부에 공유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이러한 기능을 실현하고 있다. 이 점이 페이스북이나 구글과의 차이점인데, 이들에 비해 분석 데이터의 절대적인 양이 적다. 그래서 인공지능의 학습과 발달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이유야 어찌됐든 애플의 경쟁사에 비해 인공지능 기술력이 뒤처진다는 분석이 일면 타당한 근거다.

하지만, 애플이 불참한 이유가 인공지능을 경시하고 있기 때문은 분명 아닐 듯 하다. 최근 애플은 임원의 강연이나 신제품 발표회에서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이라는 키워드를 꼭 포함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키워드들이 트렌드가 된 지 오래됐고, 구글만 하더라도 지난달에 있던 신제품 발표회에서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기반 채팅 앱과 이를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스마트 기기를 선보였다. 아마존 역시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홈 허브 기기의 업그레이드 모델을 선보이며,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불참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을 계속해서 설득해서 파트너십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애플의 인공지능 비즈니스 방향성이 문제일 뿐, 인공지능이 모바일과 클라우드처럼 비즈니스의 기본 환경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 역시 비록 인공지능 파트너십 초기 멤버에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와 관련 기업 인수는 지속해왔듯,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신 ICT 동향 칼럼리스트 박종훈 집필위원은 "애플은 앞으로도 개인정보보호 지침을 고수하면서 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입장을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인공지능 파트너십 참여가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애플은 개인정보보호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지난 3월 미 연방수사국이 범죄조사를 목적으로 애플에 기기잠금 해제 협조요청을 애플은 단호하게 거절한 바 있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을 매인 개인적으로 보고, 프라이버시 보호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7월 애플 개발자 회의에서도 '미분적 개인정보보호'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거대한 데이터 집합을 통해 개인의 행동과 요청을 예측하면서도 특정개인의 정보는 들여보지 않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기술은 경쟁사처럼 사용자의 클라우드에 축적돼 있는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데이터에 일부러 노이즈를 추가해서 모은 다음 분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다른 기업이라고 해서 프라이버시를 경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플이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는 것은 기업용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에서 타사의 스마트폰과 플랫폼에 비해 애플은 보안이 단단하다는 것을 어필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박 집필위원은 “애플이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에 대해 보수적이거나 부정적인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파트너십에 참여한 업체들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것과 비교해 볼 때에는 다른 입장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인공지능의 논의가 이뤄지지 위해서 애플의 선언을 폐쇄적이라거나 기술력이 없기 때문으로 폄하하는 대신, 애플이 가지고 잇는 다른 입장을 유지한 채 인공지능 파트너십에 참가해 토론과 협력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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