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계엄령, 카더라’... 보수층 결집 빌미, 역풍 예상
추미애, ‘계엄령, 카더라’... 보수층 결집 빌미, 역풍 예상
  • By 이준성 기자 (jslee@koreaittimes.com)
  • 승인 2016.11.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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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대표/ MBN 캡처

본지(本紙)는 지난 15일자 ‘추미애 대표 용꿈꿨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를 비판한 바 있다.

본지는 “추 대표가 ‘박근혜 퇴진’ 대오(隊伍)를 함께 하고 있는 국민의당, 정의당과는 물론, 더민주 당직자들과 사전 교감도 없었던 ‘독단적 결정’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며 야권과 시민사회의 비난 분위기를 전했다.

또 “추 대표는 대표 취임 직후 12.12 군사 쿠데타의 ‘수괴(首魁)’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려다가 당내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취소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며 '한번 열린 문은 다시 안열릴 수 있지만, 두번 열린 문은 반드시 다시 열린다'는 속담을 인용, 추 대표가 재차 헛발질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칼럼이 게재된 지 3일만에 우려는 현실이 됐다. 추 대표는 1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인사권 행사, 검찰 조사 거부, 엘시티(LCT) 수사 지시를 하면서 친박 지도부를 버티게 하고 그 하수인을 시켜 촛불민심을 인민재판·마녀사냥이라 공격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추 대표는 "박사모를 시켜 물리적 충돌을 준비시키고 시간을 끌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사정기관에 흔들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계엄령까지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돈다"고 강조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처럼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다. 박사모는 며칠 전부터 ‘총동원령’을 내려 맞불 집회를 예고한 바 있으며, 지금까지 정치이슈와 관련 박 정권과 박사모 간 어떠한 ‘음성적 커넥션’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사모를 시켜’라는 주장은 무책임한 발언이다.

특히 준전시상태인 ‘계엄령’을 언급한 부분에서는 아연을 실색케 한다. 전혀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전형적인 이른바 ‘카더라’식 주장으로 청와대와 새누리당, 보수층 결집에 빌미를 제공할 것임을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더구나 “이 순간에도 드라마 보며 쿨쿨 주무시며 반격을 결심하는 대통령” 발언은 인신공격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권에서는 추 대표가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기 위해 잇단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과 제1 야당 당수로서의 ‘선명성(鮮明性)’ 전략이 화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 대표는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라이벌 당 당수’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에 비해 리더십과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추 대표의 독선적 영수회담 제의로 냉랭했던 야 3당은 청와대가 “하야는 없다”고 물러서지 않자 어제(17일) 급하게 대표회담을 열어 ‘공조’를 재확인한 바 있다.

추 대표의 계엄령 발언에 박 위원장은 애써 말을 아끼면서 당혹해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위원장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는데 박 대통령은 18년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을 몸으로 봤다"면서도 ”시중에 별 정보가 다 돈다. 추 대표가 한 얘기를 내가 (이랬다 저랬다) 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오늘 추 대표의 계엄령 운운 발언은 매우 유감이다. 제1야당의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가 하기엔 너무나 무책임한 선동"이라며 “더 이상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발언은 삼가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방부도 즉각 부인했다. 문상균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가정을 전제로 답변 드리기는 어렵고 그런 상황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추 대표가 19일(토) 예정된 제4차 촛불집회에 시민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여당과 보수층은 물론, 일부 ‘촛불시민’에서까지 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반격의 기회만 안겨다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야당 정치를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고 있다”며 “추 대표의 발언은 자발적으로 시위에 나서는 시민들의 열의에 찬물을 끼얹는 무책임한 언사”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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