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을 읽다] 이 시대의 ‘생각조종자들’
[헌책을 읽다] 이 시대의 ‘생각조종자들’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12.0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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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의 시계를 보고 인터넷에 접속한다. ‘오늘은 무슨 뉴스가 있나…’ 네이버, 다음, 구글 등 포털로 향한 나의 시선은 상단에 위치한 맨 처음 보이는 기사에 감정을 싣는다.

기사를 다 읽고나면 댓글을 쓰기도 하고, 괜찮은 기사들은 개인 SNS에 공유하기도 한다. 뉴스 첫 페이지에 있는 기사들의 쫙 훑어보고 나서는 IT분야 뉴스를 보거나, 관련 서적들을 살펴보기도 하고, 인테리어, 요리,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글들을 본다. 보지 않는 분야는 아예 편집해 화면에서 없애버렸다.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화면에 군더더기가 있는 느낌 때문이다.

다음으론 페이스북에 들어간다. 내가 굳이 들어가고 싶지 않아도 거의 매일 오는 업데이트 소식에 한번쯤은 눌러보게 된다. 페북은 내가 꼼꼼히 살펴보지 못한 기사나 정보들이 많다. 내 지인들의 근황도 알 수 있고, 그들의 관심사가 업데이트 돼 올라오기에 1석 2조다. 그걸 보고 또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 구나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페북에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다는 일은 별로 하고 있지 않다.

왠지 모르게 나와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나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불쾌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 사생활을 빼앗기는 느낌이 들어서기도 하다. 물론, 자랑질이 하고 싶을 때나 주변에 투정을 부리고 싶을 때면 페북을 적극 이용한다.

앞선 나의 행동 패턴을 볼 때, 난 이미 이 시대의 ‘생각조종자들’에게 지배된 건지도 모르겠다. 엘리 프레이저가 쓰고 2011년 이현숙 이정태가 옮긴 책 ‘생각조종자들’은 지금의 상황을 미리 예견한 듯하다.

저자 엘리 프레이저는 온라인 정치시민단체의 선구자로 불리는 무브온의 이사장이자 세계최초의 시민단체 중 하나인 이바즈의 공동창립자다. 2008년 미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오바마에 대한 지지선언을 한 무브온은 오바마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고민한다. 인터넷의 가능성을 경험한 동시에 오랜 활동을 통해 인터넷이 얼마나 대중을 쉽게 조종할 수 있는 ’무기’인지를 경험하고, 이를 장악한 자들이 대중의 생각까지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무서운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생각조종자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맞춤뉴스. 처음에는 편리하고 나를 위주로 설계된 이것이 무척이나 획기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윽고 싫증이 났다. 그리고 정말 이것이 나를 위한 맞춤뉴스인가하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이 의구심은 ‘개인화’로 점철된 인터넷 세계가 이제 대비해야 할 미래인 듯 하다.

저자는 이렇게 지적한다. ‘언뜻 보면 아주 멋진 세상인 듯하다. 우리가 중심에 있고 해와 달, 모든 우주가 우리 주변을 도는 천동설의 세상으로 돌아간 듯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대가가 없을 수 없다. 모든 것이 개별화될수록 인터넷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가 그렇게 매혹되었던 특성을 잃게 될 지 모른다’라고.

‘맞춤 정보로만 가득한 인터넷 식단’, 즉 개별적으로 관련 있는 정보로만 가득한 식단을 받아들이는 것은 좋은 점도 있겠지만, 과유불급이다. ‘개별화된 필터’는 우리에게 우리의 생각만을 더 주입하고 친숙한 욕구만을 더 찾게 하고, 우리를 미지의 어둠 속에 잠복해 있는 위험에 무신경하도록 만들어버리는 자가당착의 길로 이끌고 있다.

실제로 필터링 서비스를 받는 대가로 우리들은 엄청난 분량의 일상생활 데이터를 기업에게 넘기고 있다. 또 기업들은 이를 제3자에게 팔고 있다. 최근 문자나 메일, 메신저 등으로 오고 있는 개인정보 사용 내역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이 얼마나 많은 기업들에게 신상을 털리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익숙하고 편리한 것, 쉽고 간단한 사색 말고도, 꼭 내 구미에 맞는 책, 소식, 뉴스만 볼 것이 아니라, 모르고 있던 혹은 외면하고 있었던 것에 대한 관심이 세상을 변하게 돕는 듯 하다. 오늘은 ‘필터링 된 세계’, ‘필터 버블’에서 벗어나, 불편한 것들에 눈과 귀를 기울여봤으면 한다. ‘생각조종자들’에 자의식을 조종당하지 않기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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