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채용세습 타파? 대신 사장측근 심기?
석유공사, 채용세습 타파? 대신 사장측근 심기?
  • By 정연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12.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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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가 8일 한 일간지의 보도와 관련해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이날 한 매체는 “직원 97%가 ‘사장 나가라’” 제하의 기사에서 석유공사 김정래 사장이 측근 4명을 경영고문 등으로 채용하고, 이들에게 억대의 연봉을 지급해 내홍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조는 ‘전형적 비선(秘線)경영’이며 “임금 삭감 중에 억대연봉 웬말이냐”는 비판과 함께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해외자원 개발사업 실패로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는 석유공사는 지난 9월 조직규모를 23% 축소하고, 임직원 총 연봉의 10%를 반납하기로 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상황이어서 노조는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취임한 김 사장이 전문계약직으로 3명의 고문과 1명의 본부장을 채용한 게 사달이다. 노조는 특별채용된 4명은 석유개발에 전문성이 없는데다가 1년짜리 계약직으로 ‘책임경영’을 담보할 수 없을뿐더러 특히 “4명은 김 사장과 같은 현대 출신이거나 서울대 동문들”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석유공사 감사실을 내부감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전문계약직 채용절차가 부적절했다는 의견을 냈다.

노조의 ‘비선경영’ 비판을 의식한 듯 석유공사는 이날 해명자료 첫머리에서 ‘채용세습 타파’를 강조했다. 석유공사는 “과거 공사는 퇴직자들에게 국내와 하베스트(Harvest), 다나(Dana) 등 해외 자회사에 자리를 만들어 주던 관행이 있었다”면서도 “김정래 사장 취임 이후 세습하던 오일허브코리아 사장을 공개채용하고, 비축기지 운영을 직영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대목은 석유공사가 ‘석피아’라는 용여를 사용했다는 것. ‘석피아’는 석유(石油)와 이탈리아 갱단인 마피아(Mafia)의 조합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김 사장에 대한 비선경영 비난을 희석시키기 위해 사내 금기어인 ‘석피아’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기업이 스스로 자사를 비판하는 용어를 쓴 건 처음이다. 측근 임명으로 궁지에 몰리다보니 무리수를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채용된 4명을 논외로 하고, 노조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공개채용 했다는 오일허브코리아 사장 역시 현대 출신이다.

노조는 오일허브코리아 사장 선임과 관련,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우선지명권을 가진 김정래 사장이 3명의 후보 중에서 자신의 측근을 지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자회사 파견 한국인 직원, 현지서 물의

특히 영국 다나의 경우, 인수 이후 지금까지 한 차례도 CEO 등 고위보직에 한국인이 임명된 적이 없는 데도, 마치 ‘채용세습 타파’를 위한 계획으로 해명자료를 꾸몄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명자료를 읽어보면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고, 아무리 양보하더라도 “관행(석피아)이 있었으나” 다음에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현재 다나의 CEO는 영국 현지인이며, 하베스트 CEO는 공석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하베스트 전 CEO는 한국인이었다. 이번에는 내부직원을 승진시킬 계획”이라면서도 “확정된 건 아니”라고 밝혔다.

영국현지와 석유공사 내부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문화·언어적 차이와 양국간 외교관계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인 CEO를 임명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며 “한 때 한국에서 파견된 석유공사 직원들이 현지에서 마치 점령군 행세를 해 현지인 CEO와 갈등을 빚고, 현지직원들의 반발 또한 컸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재계 인사는 “민간기업 출신이 김정래 사장이 공기업 사장에 내정됐을 때만해도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며 “취임 1년도 안된 상황에서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 처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노조는 경영관리본부장 또는 경영고문 중 1인 해고시 임금인상(안)에 동의하고 성과연봉제 확대에 대한 법적절차를 제외한 모든 고소 및 고발도 취하하겠다고 제의했다”며 “(사장 불신임 투표는) 노조가 사장의 인사권에 관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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