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늙고 싶지 않는 욕망’을 탐하다
글로벌 IT기업, ‘늙고 싶지 않는 욕망’을 탐하다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12.2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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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칼리코 홈페이지 캡처

마늘주사, 태반주사, 백옥주사, 필러. 최근 TV를 통해 생중계 된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는 대통령의 미용에 관한 비상한 관심과, 질타가 이어졌다.

이전부터 대통령의 변호인은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도 존중해달라”며, 이 ‘이상한 집착’에 정당성을 피력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오히려 고개를 절레절레 하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문제는 도를 지나쳤기 때문이다. 아직은 의혹에 그치지만, ‘수백명의 아이들의 생명과 맞바꾼 젊음’일 수도 있기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는 것. 임기 내 이어진 대통령의 동안에 대한 집착에서 엿볼 수 있듯이 ‘늙고 싶지 않다는 욕망’은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하지만, 생로병사. 인간의 일생을 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 단어는, 인간이 두려워하고, 극복하고 싶어하는 ‘숙제’로 지속되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글로벌 IT기업들도,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상황.

그 중 구글과 애플은 제약 기업들 못지 않게 수명 연장과 항노화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구글은 2013년 항노화 세포 연구소인 칼리코(Calico, California Life Company)를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항노화 및 수명 연장 관련 연구에 뛰어들었다. 칼리코는 수명 연장과 관련된 직접적인 노화 연구 및 노화 관련 질병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바이오테크 기업과 달리 특정 질병을 타깃하는 연구가 아닌, 수명 연장 연구를 중심으로 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또한 칼리코는 앞서 바이오 기업인 애비브(Abbvie)와의 협력 등 다수의 제약 기업, 대학, 비영리 재단 등과의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으며, 생화학자인 아서 레빈슨(Arthur Levinson), 분자생물학자인 신시아 캐년(Cynthia Kenyon) 등 유명 연구자들을 영입하며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수명 연장 연구는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단기간 성과를 보장할 수 없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요구 되는 특성이 있는데, 구글의 참여로 인해 노화 연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앞으로도 구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은 노화 연구의 지속적인 진행을 담보하는 역할을 하며, 성과 창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 차원뿐 아니라, 유명 IT 창업 거물들이 개인 차원에서도 노화 연구에 거액을 투자하는 등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오라클(Oracle) 창업자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은 노화 연구에 4억 3천만 달러를 기부했고,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향후 파킨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관련 유전자 연구에 1억 5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페이팔(PayPal)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은 120세까지 살기를 바란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며 화제가 되었는데, 노화와 재생의료 연구를 위한 기금인 노화 연구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를 조성해 14개의 바이오테크 기업과 연구자에게 거액을 투자하며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구글 칼리코는 노화방지 분야에 7억 5천만달러(한화 약 8천895억원), 오라클 엘리슨 메디컬 파운데이션은 4억 3천만달러(한화 약 6천억원), 페이팔은 3천500만달러(한화 약 415억원)를 투자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도 투자재단인 '베저스 엑스피디션스'를 통해 노화방지 치료법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처럼 IT 창업자들의 노화 연구에 대한 엄청난 관심과 투자는 관련 연구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LG경제연구원은 ‘노화 연구, 100세 시대 앞당기고 있다’ 보고서에서 “그 동안 IT 산업은 산업 트렌드 변화의 주역이었으며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선도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IT 기업들이 수명 연장 관련 연구에 큰 투자를 하는 것은 좀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고 평가했다.

이미 IT 기업들은 무인조종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등을 개발하며 자동차 기업들에게 도전장을 내놓은 전례가 있는데, 이들이 수명 연장 관련 연구와 사업에 직접적으로 뛰어들면서 향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낼 가능성도 없지 않고, 이에 따라서 관련 연구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제약 기업들의 태도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인체 플랫폼-인간과 ICT 대융합, 인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개인 맞춤형 치료, 항노화 예방 등 개인 유전체 분석, 인공지능, 인공장기, 줄기세포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한 의료서비스 및 치료제가 고가로 제공될 경우,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치료의 형평성과 사회적 갈등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기술 비평가인 빌 맥키번(Bill McKibben)은 “권력과 부, 교육에서 일어난 전 세계적 차원의 양극화를 우리 생명 분야로까지 확장하는 결과를 만들 것”이라며 경제적 격차가 생명영역의 유전적 격차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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