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친고죄 폐지와 공중밀집장소추행
[법률칼럼]친고죄 폐지와 공중밀집장소추행
  • By 김범한 변호사
  • 승인 2017.01.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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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한 변호사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이루어진 친고죄가 폐지 후 아이러니하게도 성범죄 사건은 오히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물론 성범죄 자체의 수가 늘어난 것이라기보다는, 고소 없이도 수사가 진행되다 보니 수사기관에 접수되는 성범죄 ‘사건’이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범죄 사건의 증가는 오히려 여성인 피해자를 보호하기 보다는, 피해자를 양산하고 경향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하철 등에서 이루어지는 공중밀집장소추행이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의 경우 친고죄 폐지 전에는 피해자가 만원 지하철 내에서 치한을 만나 경찰에 고소를 하는 경우에만 사건이 이루어 졌다면, 최근에는 피해 여성의 의사와 무관하게 근처에서 잠복해 있던 사복경찰들에 의하여 사건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더 많은 실정이다.

물론, 이러한 수사가 만원 지하철 내에서 성적 수치심에 피해를 당하고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선의의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배제할 수 없으나, 오히려 피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 즉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못한 -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무고한 남성을 성범죄자로 만드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다.

최근 몇몇 사건을 보면, 만원 지하철 내에서 피해 여성에게 바싹 붙어 있는 사건의 경우 오히려 상대 여성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나, 경찰이 동영상을 촬영한 후 상대 여성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며 성추행을 당한 것이라고 알려주게 되고, 이 경우 대부분의 여성은 경찰이 제시한 동영상을 보고 자신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성적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과거 지하철 내 공중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 가해 남성과 죽어도 합의를 하지 않겠다는 피해자분이 계셨고 우여곡절 끝에 그 여성분을 만나 들었던 얘기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제발 피해를 당한 사실 조차 없는 자신을 피해자로 만들어 계속 연락하지 말라는 것이 합의를 거부한 이유였다는 것이다. 그 여성분은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이 재판을 받고 성범죄자로 형사처벌을 받게될 것이라고 설명해주자 깜짝 놀라며 합의서를 작성해 주었고, 자신은 피해를 본 사실이 없으니 합의금은 정중히 거절하셨다. 덕분에 가해 남성으로 지목된 사람은 항소심에서야 억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성범죄의 친고죄 폐지는 제도적으로 여성의 인권을 신장하는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운용되어야 할 것이다. 친고죄가 폐지됐다는 이유만으로 성범죄에 있어 억울한 남성이 발생하는 것을 넘어 피해사실도 없는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은 더더욱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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