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빚더미 앉아 ‘남의 나라’ 걱정
수자원공사, 빚더미 앉아 ‘남의 나라’ 걱정
  • By 정연진 기자(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7.02.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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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티나강 수력발전사업 관련 현지언론 보도

14조가 넘는 부채를 지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사장 이학수)가 최빈국 지원사업에 참여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광역상수도 요금을 전격적으로 인상, “4대강사업 실패로 인한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긴다”는 비난을 샀던 수자원공사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 최빈국 에너지지원사업에 나선 것이다.

20일 수자원공사와 외신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솔로몬제도(Solomon Islands) ‘티나강 수력발전 댐 프로젝트’에 적게는 200억원에서 많게는 2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전체 인구가 63만여명에 불과한 이 나라는 현재 수요전력의 100%를 디젤발전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전력수급이 다소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월드뱅크(World Bank)가 최빈국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티나강(Tina River)에 수력발전소(15MW급)를 건설해 전력을 지원하자는 제안이 있었고 수자원공사가 이를 수락한 것이다.

총 사업비는 2000억원 가량. 한국수출입은행과 월드뱅크,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이 증여율이 높은 양허성 차관을 제공하게 되는데, 수자원공사가 총 사업비의 10%인 200~250억원 가량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솔로몬제도 총리실은 “티나강 수력개발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수자원공사 주도로 조인트벤처(솔로몬 투자공사)를 설립할 것”이라며 “수자원공사가 재정, 기술, 법률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수자원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2014년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통과했고, 2015년 2월에 사업우선협상권자로 선정됐다. 현재 실시협약 등을 준비 중으로 오는 4~5월경에 최종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댐 건설 기간은 3년. 완공되면 수자원공사는 30년 동안 전기를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수은, ADB 등의 양허성 차관 규모가 결정돼야 수공의 정확한 투자금이 산정된다”고 설명했다.

<>“수도요금 인상으로 부채 충당” 비난 받으면서도...

문제는 이번 사업을 수자원공사가 쉬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2015년 우선협상권자로 선정됐는데도 불구하고 수자원공사는 어떠한 내용도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4대강사업으로 인한 ‘녹조 라떼’ 논란과 천문학적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최빈국 지원사업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자원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반기 기준으로 약 14조2308억원. 전년 동기(13조9853억원) 보다 증가했다. 2015년 반짝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부채 비율도 증가세다. 2013년 말에 수자원공사의 부채비율은 120.62%였으나 지난해 215.67%로 크게 증가했다.

한편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9월 지자체와 산업단지 등에 공급하는 광역상수도와 댐 용수 요금을 인상했다. 광역상수도 요금이 요금단가의 84% 수준이고, 지난 10년 간 한 차례밖에 인상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는 광역수도 요금 인상이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으로 늘어난 부채를 갚기 위한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요금 인상분으로 확보되는 재원 600억원은 전액 노후 상수도 개량사업에 투입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익을 남기기보다는 ‘수공’의 이름으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막대한 부채가 없었다면 노후 상수도 개선을 위해 수도 요금을 인상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부채 탕감에 재원을 쏟아 붓다보니 다른 사업예산이 빠듯해지는 건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이같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이번 사업은 월드뱅크가 제안한 공공성이 높은 사업”이라며 “수익을 남기기보다는 우리기업(현대엔지니어링)과 수자원공사라는 이름으로 빈국의 전력상황을 향상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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