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파리기후협약 탈퇴시 백악관 자문을 사임하겠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3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나는 백악관과 위원회 사람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에 잔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할 만큼 다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 이용자가 트럼프가 탈퇴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자문단을 떠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에서 뉴욕타임스 광고 등을 통해 전기자동차와 태양광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서 혁신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한달여만인 지난해 12월 일자리창출과 경제에 대해 조언하는 자문기관인 ‘전략적 정책포럼’ 위원으로 임명됐다.
머스크는 또한 1월 말 출범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일자리 이니셔티브에도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트럼프 반대파들은 친환경을 주장해온 그가 대선캠페인 당시부터 기후협약 탈퇴를 공언해 왔던 트럼프의 경제자문이 돈 것에 대해 크게 비난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머스크의 발언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며칠 내로 파리 기후협약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며 대선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말을 언급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트위터 내용으로 미뤄 트럼프가 곧 파리 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파리 기후협약 잔류 문제에 대한 견해는 다소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콧 프루잇 미 환경보호청장의 경우 파리 기후협약에 대해 “미국에 나쁜 거래”라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다만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장관은 기후협약 잔류를 지지하고 있으며, 그가 행정부 합류 전 CEO로 있었던 엑슨 모빌 등 에너지 기업과 기술기업들 역시 잔류를 지지한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결정을 기다려보자”라며 말을 아꼈다. 트럼프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움직임은 미국 내부에서 큰 반발을 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외국인 차별 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IT 업계가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중국 등도 트럼프의 폭주를 막고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 위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