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저녁이 있는 삶' 재계에 미칠 파장은
신세계, '저녁이 있는 삶' 재계에 미칠 파장은
  • By 정세진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7.12.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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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우리나라 대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내년 월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저녁이 있는 삶’이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유통업계의 반응은 조금 복잡하다.

신세계그룹의 이번 조치에 따라 내년부터 임직원들은 사무직을 기준으로 오전 9시 출근 5시 퇴근을 하게 된다. 또한 임금의 삭감은 없으며 선진국 수준의 업무 생산성 향상이 목표라고 신세계 관계자는 밝혔다.

서울의 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서모씨(32세)는 “젊은 세대들이 중시하는 삶의 질을 배려한 조치”라며 “업무 효율성에 지장이 없을 경우 다른 업체로도 확대되지 않겠는가”라며 긍정적 예측을 했다.

전업주부들 상당수도 “남편이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주말이 없는 유통업계 특성상 35시간 근무가 지켜지겠냐는 회의론이 많은 편이다.

게다가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도 임금을 고정시킨다는 부분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유통사 근무 직원들은 기본급과 함께 연장근로수단을 통상임금처럼 받아 왔기 때문에 35시간 근무를 하게 되면 소득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한 단축근무의 당사자인 신세계 내부 직원들 일부도 “지금도 상사가 퇴근하지 않으면 칼퇴근이 거의 불가능한데 현장 분위기상 35시간 근무가 실제로 지켜지겠는가”라며 의문을 표하고 있다. 더구나 임금 단축 없는 근무단축인 만큼 업무 자체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본사 직원들은 정시에 퇴근하고 협력업체들 근로자에게는 야근을 종용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한 대기업 하청업체 종사자는 “근로시간 단축은 대기업의 이야기일 뿐”이라면서 “우리 같은 ‘을’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라고 토로했다.

앞서 삼성그룹이 오전 7시 출근, 4시 퇴근제를 시행했다가 유야무야된 예를 들어 부작용이 더 커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신세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2년 전부터 장기적으로 준비해 온 프로젝트”라며 실패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신세계의 새로운 실험이 OECD 국가 중 최장 노동시간이라는 우리나라 근로 문화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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