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태 칼럼] 탄천(炭川)에서 시작된 야생화와의 인연
[정연태 칼럼] 탄천(炭川)에서 시작된 야생화와의 인연
  • By 정연태(JOHNJUNG56@GMAIL.COM)
  • 승인 2017.12.25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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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제4차산업혁명정책포럼 회장

탄천 산책로를 따라가 걷다보면 꽤 많은 야생화들을 볼수 있다. 2007년 여름 탄천을 따라 산책을 하면서 계절별로 피는 야생화 안내판이 있어 유심히 보고 있었다. 2006년 미국서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마침 한국에 영어강사겸 할아버지를 보고 싶어서 온다고 연락이 온터라 딸에게 뭔가 깜짝 놀랄 이벤트를 해주고 싶어 아이디어를 찿고 있었다

난 사업한다고 이곳저곳 다니느라 사실 딸의 중ᆞ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 졸업식에 한번도 참석하지 못했다
2003,4,5,6년에는 사업이 무척 힘들었다. 차비가 없어서 모임에도 나가지 못할정도였지만 아무도 눈치채는 사람은 없었다. 비행기탈 비용이 없어서 가족들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갈수 없었다.

바로 그때 아이들은 대학에 입학을 했다. 다행히도 미국서 태어난 아이들이어서 대학입학을 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우리 네가족은 각각 흩어져 살면서 스스로 생존해야했다. 난 서울에서, 집사람은 뉴욕에서 각각 삶을 해결해야 했고, 아들과 딸은 각각 대학 기숙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학비를 조달했어야 했다.

참 힘든시기였다!

입학금은 물론 등록금조차 한번도 보태주지 못했던 터라 늘 미안한 마음이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2006년 딸의 대학 졸업식에는 꼭 참석해달라고 해서 약속까지 하고서도 결국 비행기를 탈수 없었다. 참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아빠였다. 그래서 더 특별한 마음을 갖고 있던 참에 야생화를 공부해서 딸에게 가르쳐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학에서 금속공학을 공부하고 난후, 계속 정보통신분야에서만 일해온 사람으로서는 꽃이름이 모두 생소했다
들에 핀 꽃중에는 이름없는 꽃은 하나도 없다는걸 뒤늦게 알게되었다 내가 모를 뿐 모두가 독특한 이름과 사연이 있었다. 금은화, 능소화, 쑥부쟁이, 개망초등 슬픈 사연이 있는 꽃들도 많다. 그래서 컴퓨터를 통해서 꽃이름과 모양을 외웠다 그러나 살아온 정서가 달라서인지 외우고 나면 또 잊어버리고 좀처럼 외워지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200 여개정도의 야생화를 알고 있지만 2007년 그땐 20개도 채 외우지 못하고 딸을 마주했다. 주말이면 함께 탄천을 따라 걷고 뛰고 하면서 길가에 핀 야생화를 갖고 한동안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탄천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나 외래종 꽃들은 제법 많은듯 하다.

우린 노란 금불초, 샤스타데이지, 개망초,벌노랭이, 토끼풀, 톱풀, 붓꽃, 쑥부쟁이, 메리골드, 루드베키아(원추천인국), 벌개미취, 금계국, 구절초, 계요등, 까마중, 나비수국, 가나리디아(천인국), 돌콩등등의 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딸은 이상했던지 내게 물어보았다. 아빠는 어떻게 이런 꽃이름을 다 알아 난 싱긋이 웃으면서 얘기했다. 너와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서 네가 오기전 컴퓨터를 통해서 찿아보고 이곳 탄천을 따라 걸으면서 야생화 실물들을 확인해서 익히게 되었다고 설명해줬다. 딸은 그런 아빠의 마음을 알았는지 더 가까이 다가왔고 우린 이렇게 점점 더 가까워져갔다

야생화는 딸과의 관계를 이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 산과 들로 나가면 열심히 야생화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게 해준 인생의 또다른 선물이 되었다. 주말이면 틈날때마다 서울근교의 식물원을 찿아 다니면서 야생화와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메마른 삶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계기는 딸덕분에 시작된 탄천 야생화와의 인연인듯하다. 탄천(炭川)은 용인시 법화산에서 발원되어 지금의 잠실 운동장근처의 양재천과 만나 한강으로 이어진다. 양재천은 과천시 관악산 남동쪽 기슭에서 시작하여 강남구를 지나 송파에서 탄천과 만나 한강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옛날 한강상류에서 땔감을 떠내려보내면 탄천에서 건져내어 말린후 태워서 숯으로 만들어 한양에 있는 궁에 공급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숯을 의미하는 한자 炭(탄)과 냇가를 의미하는 한자 川(천)을 따서 '탄천'이라 했다는 얘기도 있다.

또한 전설적인 얘기지만 죽지 않고 오래오래 숨어 살기로 유명한 '동방삭'이 변장술도 뛰어나고 하도 신출귀몰하여 '저승사자'도 잡아가지 못했다고 한다. '동방삭'은 18만년을 다살고 죽겠다고 스스로 약속하고 저승사자를 피해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60년마다 돌아오는 갑자년이 3000번 반복되는 기간(18만년)을 의미하는 '삼천갑자 동방삭'이란 이름이 붙었다

'저승사자'는 '염라대왕'의 명을 받고 인간세계로 내려와 '동방삭'을 잡아가려고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저승사자'는 어느날 꽤를 내어 탄천에서 숯을 갈고 있었다. 분명 영특한 동방삭이 찿아와 물어 볼거라 생각했다. 그때 마침 '삼천갑자' '동방삭'이 탄천을 지나가다가 신기해서, 자기를 잡으로 온 '저승사자'인 줄도 모르고 물어보았다

지금 숯을 갖고 뭘하는거요 그러자 '저승사자'는, 이 검은 숯을 갈아서 반짝반짝 빛나는 거울을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자 '동방삭'은 내가 3000갑자(3000×60= 180,000년)를 살았지만 그런 소린 처음 듣는다고 했다. 어떻게 검은 숯으로 거울을 만들수 있냐고 조롱하는게 아닌가 그 순간 '저승사자'는 네놈이 바로 '동방삭'이구나하고 잡아갔다고 한다. 옛전설은 항상 우리의 삶에 재미와 여유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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