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기업으로 금융자금 틀기 작전
금융당국, 기업으로 금융자금 틀기 작전
  • 정세진
  • 승인 2018.01.2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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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동산 대출 줄이고 기업 자본 공급 활로
금융위원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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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가계와 부동산 부문에 쏠리고 있는 금융자금을 기업으로 돌리기 위한 중장기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1일 금융권에 대한 자본규제를 개편, 가계 대출을 줄이고 기업 대출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자본규제 등 개편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 실물경제 부문의 원활한 자금 융통으로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왔으며, 이날 발표 내용은 TF팀이 약 반년 가량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금융위는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에 비해 가계 부문 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자금순환표를 보면, 2012~2016년 ‘가계 및 비영리 단체’ 부채의 연평균 증가율은 7.9%로 민간 기업의 부채 증가율(4.4%)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은행의 경우 가계 부채 확대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바로 집을 담보로 한 주택담보대출이다.

반면 기업에 자금을 대는 대출 증가율은 둔화되면서 특히 신생 스타트업이나 잠재력이 큰 중견기업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금융위는 주장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주택담보비율(LTV)이 60%를 넘는 고위험 대출의 잠재 리스크를 국제결제은행이 정한 은행 자기자본 비율인 BIS(현행 8% 이상)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7월부터는 예금 대 대출금 비율인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의 가중치는 높이고 기업은 낮추는 방식으로 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는 게 금융위의 계획이다.

현재는 대출 대상과 상관 없이 대출 총액이 예금(원화) 총액을 넘지 못하도록 예대율 100%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또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가계 부문 경기대응 완충자본’을 도입, 금융위가 정한 적립 비율에 따라 은행들로 하여금 자본을 추가 적립하도록 한다.

그밖에 ‘가계 부문 편중 리스크’를 금감원 리스크 관리 실태평가 항목에 신설해 가계대출 비중이 너무 크지 않은지 감시하는 시스템도 마련된다.

한편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초대형 IB(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경우 위험값에 일정 비율을 더해 자본을 더 적립하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건전성을 강화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정부 대책은 쉽게 말해 금융기관들이 가계나 부동산에 자금을 빌려 줄 때는 보다 많은 자금을 축적하도록 해 대출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가 전망하는 가계대출 감소 효과는 향후 5년간 4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김태현 금융정책국장은 “갑작스러운 감축조치는 없을 것이며, 당장은 증가속도 둔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업금융의 경우 반대로 인센티브를 늘려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워크아웃 기업 대출을 하는 은행에게는 건전성에서, 중소기업 대출은행에는 경영실태에서 가산점이 주어진다.

증권사가 중소나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할 경우에는 위험액 가산 면제 혹은 건전성 부담 차등화 등의 혜택이 제공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아울러 저축은행이나 신협 같은 상호금융은 기업대출 충당금 지원 완화와 요주의 여신 분류 사유 합리화 같은 개선안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보다 가계 대출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규제 때문이 아니라 부동산의 수익률이 높아 가계 자금 수요도 덩달아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증권과 같은 직접금융시장이 발달하고 내부 유보금이 많은 기업들은 굳이 대출을 할 이유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가계대출을 죄고 기업대출에 혜택을 준다고 해서 정부가 구상하는 자금 선순환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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