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대우건설 부실 논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대우건설 부실 논란
  • 이준성 기자
  • 승인 2018.02.1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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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칼럼서 “조선사 부실 지원, 산은이 모를 리 없다”더니 부메랑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KDB산업은행 홈페이지 캡처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KDB산업은행 홈페이지 캡처

 

“대출액이 수십조원에 달할 정도의 대규모 기업부실이라면 거액 대출을 해준 채권은행들(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모를 리 없고 몰라서도 안 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016년 6월 ‘기업부실, 몰랐나 숨겼나’라는 제목의 신문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당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등에 천문학적 수준의 부실대출을 해준 사실이 밝혀져 큰 파장이 일었다.

교수 신분이었던 이 회장은 수출입은행과, 특히 현재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산업은행의 무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칼럼에서 “대출액이 수십조원에 달할 정도의 대규모 기업부실이라면 거액 대출을 해준 채권은행들이 모를 리 없고 몰라서도 안 된다”며 “산업은행은 조선사에 대한 여신총액이 12조8천억원을 넘고... 중략... 이런 거액의 여신을 제공한 조선사들의 경영상황을 전혀 모를 정도로 무능했나? 무관심했나?”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암세포’ 등 자극적인 어휘를 사용해 박근혜 정권과 보수정권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20년 전 환란 때 김영삼 정권이 우리 경제를 죽이더니, 이번에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우리경제를 죽이고 있다. 민자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보수정권의 피에는 경제위기의 암세포라도 떠다니는 걸까? 보수정권의 몸속에는 경제위기의 디엔에이(DNA)라도 있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지분의 31.5%를 보유한 자회사가 아닌가. 아니면 알고 숨겼던 것인가? 알았다면 왜 4월13일 총선 전까지 숨긴 걸까?”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GM대우 유상증자설과 대우건설 매각 실패 등 일련의 사태를 둘러싸고 이동걸 회장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한국GM이 산업은행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요청했다는 설이 돌기 시작했다.

앞서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사업장의 비효율적 구조를 지적했으며, 한국GM이 유상증자 후 구조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지난 8일 이 회장은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요청 보도에 대해 “지원 요청이 없었다”며 부인했다.

지원 요청이 오면 수락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 부분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 실패 책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인수를 추진하던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해외 사업장의 부실을 뒤늦게 알고 매각이 무산되면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과연 이런 사실을 몰랐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몰랐다“는 게 산업은행측의 공식입장이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9월 취임했다. 조선사들에 대한 산업은행의 부실 대출을 “모를 리 없고 몰라서도 안된다”고 일갈하던 그여서, 시쳇말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 것.

호반건설의 인수를 탐탁치 않게 여긴 대우건설측에서 부실을 고의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설도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책임이 감면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인수합병 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부실이 있었다면 전혀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산업은행의 책임을 거론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포기와 관련,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사람(호반건설)이 포기한 것에 대해 내가 할 말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취임 초에는 “손해를 보더라도 대우건설을 매각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으나 흥행이 실패하면서 매각 하한선을 정하겠다고 하는 등 갈팡질팡하며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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