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회항’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 사내서 2차 피해 겪나?
대한항공 ‘땅콩회항’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 사내서 2차 피해 겪나?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8.02.12 14:12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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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인터뷰서 “회사 상사들, ‘왜 회사에 복귀했냐, 결혼은 왜 안했냐‘” 비아냥
사진= '워싱턴포스트' 캡처
사진= '워싱턴포스트' 캡처

 

세계 최고의 유력매체로 평가 받는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소식과 박창진 사무장의 근황을 소개하는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대한항공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재계는 조 전 부사장의 성화 봉송을 경영복귀를 위한 ‘전초전’ 성격으로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워싱턴포스트’의 이번 기사는 대한항공과 조 전 부사장에게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박 사무장은 회사 직원들에게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은 지난 7일 서울발(發) 기사에서 “2014년 '땅콩회항'사건으로 전 세계적 분노를 일으킨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지난달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 참석한 아버지 조양호 회장과 공개석상에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조 전 부사장의 성화 봉송 당시에 국내 대부분의, 이른바 ‘주류매체’들은 이 소식을 비판 없이 단신으로 다뤘다.

신문은 “조현아는 평창올림픽 공식 회색 운동복을 입고 아버지, 여동생과 함께 달리며 미소를 지었다”면서 “박창진 사무장도 요즘 미소를 지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근황을 대비시킨 것.

신문은 박 사무장에 대해, “지난 2014년 12월 5일 ‘땅콩회항 사건’ 당시 뉴욕에서 서울로 가는 대한항공 여객기 일등석 사무장이었던 그의 인생은 그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박 사무장은 인터뷰에서 "나는 내 일을 사랑했지만, 그 사건 이후 모든 것을 잃었다"며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으며 종종 불안하고 호흡곤란이 온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 내에서 재벌과 대기업의 무자비한 권력과 특혜, 그에 따른 일반인의 불만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최근의 예로 삼성 이재용 부회장도 국정농단 사태로 뇌물 공여죄로 재판을 받다 풀려났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땅콩회항 사건이 당시만 해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지만 금방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며 “오너 일가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 박 사무장은 원래 '라인 팀장'이었던 보직에서도 해임돼 일반 승무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1년 동안 대한항공에서 박 사무장이 ‘땅콩회상’ 사건 이후 주로 연차 낮은 승무원들이 하는 좌석, 화장실 청소와 승객 대응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 것.

<>회사 상사들 “왜 회사에 복귀했냐, 결혼은 왜 안했냐” 비아냥

신문은 “조현아는 부사장은 지위에서 물러났지만 동생 조현민이 언니의 책임을 많이 떠맡았다”며 “조현민은 사건 직후 언니에게 ‘내가 복수하겠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측은 ‘워싱턴포스트’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신문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회사관계자는 ‘어렵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박 전 사무장은 ‘회사가 복수심에 차 있다’고 느꼈다”며 “인터뷰에서 그는 퇴사 압박을 가하는 적대적 근무 환경을 묘사했다. 대한항공은 그에 대한 인격살인을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 사무장은 신문에 “상사들이 ‘왜 직장에 복귀했느냐, 왜 결혼하지 않았냐’고 묻고 비아냥거리는 등 자신의 근무 조건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장은 치료를 위해 18개월의 병가를 보낸 뒤 지금도 항우울제를 복용하며 종종 불안과 호흡 곤란을 겪는다. 신문은 “그는 인터뷰 도중 여러 번 눈을 닦았다”고 전했다.

<>“나를 자랑스러워했던 어머니”, 지금은...

신문에 따르면, 박 사무장은 작은 섬에서 자랐다. 외항 선원이었던 아버지는 이국적 그림이 있는 엽서를 자주 보내줬다.

어린 박 씨의 마음속에 외국에 대한 동경의 마음에 싹텄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고향의 작은 섬에 사는 어머니는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다.

박 사무장은 그러나 “지금, 내 상황이 어머니와 우리가족 모두에게 수치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업무에 복귀한 박씨는 1년 넘게 걸려 모든 자격을 갱신해야 했다. 영어와 한국어 시험에 거듭 떨어지자 고의적이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코노미 클래스에 배정 받았으며 화장실 청소를 포함해 ‘하찮은’ 업무가 자주 주어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초보와 고참을 구분하는 업무 분야는 없다”며 “연장자가 이코노미 클래스 업무에 배정될 수 있다. 승무원의 의무는 비행마다 바뀔 수 있다"고 해명했다.

박 사무장의 동료들은 회사와의 싸움을 포기하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그는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고소했다. 박 사무장은 “비록 대기업을 상대로 싸우는 개인일 뿐이지만 내 권리를 위해 싸우고 싶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직원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생각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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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 2018-04-16 00:40:43
약자를 보호해주는 변호사 모임은 없나요? 도와주세여.....혼자ㅜ아니에여...힘내여........사무장님이 행복하면 좋겠어요.

김영미 2018-03-01 03:43:39
힘내세요.응원합니다

땅콩된장 2018-02-25 10:39:09
내가 너 잊지않겠다. 세상이 자기것인지 아는듯사는 것들아.. 잊지않겠다 송곳이다.

길한욱 2018-02-21 08:47:25
가해자가 편하고 피해자가 불편한....

김윤주 2018-02-15 19:05:25
미치겠네...이렇게 결국 피해자는 더 힘들어져가네요...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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