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교육 의무화… 실효성 등 논란은 여전
코딩 교육 의무화… 실효성 등 논란은 여전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8.03.23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부모들 불안감 속 사교육 시장 반사이익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코딩교육이 의무화되면서 4차 산업혁명 인재 양성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다양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중학생들은 기존의 ‘정보’ 과목 수업에서, 초등학교는 내년도부터 ‘실과’ 시간에 코딩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부는 코딩 교육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초중고 1600곳을 연구·선도학교로 지정, 정해진 교과 수업시간 외에도 창의활동 시간과 방과 후 학교에서 코딩을 배우도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예비 교사인 교대 재학생과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직무연수도 실시될 것이라고 교육부 관계자는 전했다. 코딩은 C언어, 자바, 파이선 등의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구성, 컴퓨터에게 일하는 순서를 할당하는 일을 가리킨다.

코딩 교육은 창의적인 사고를 키워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익혀야 할 ‘생각언어’를 습득하게 하는 것으로 인식돼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이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코딩은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말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역시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킨다"며 코딩의 경쟁력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코딩 교육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성인들도 익히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코딩을 청소년들이 짧은 시간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예산 낭비도 문제로 지적된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구·선도학교를 대상으로 1000만원 이내의 운영자금을 지원할 예정으로 추정되는 액수만 100억원이다.

반면 실제 코딩 교육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는 턱없이 부족해 이미 60%에 이르는 중학교들이 코딩 교육 도입을 한 해 미룬 상태이다. 예비 교사와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교과서를 분석한 전문가들은 창의성보다는 주입식 교육에 머무르고 있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공교육이 이처럼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학부모들은 코딩 교육에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사교육에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강남 대치동의 경우 3년 전 3곳이 채 되지 않던 코딩학원이 현재는 15곳이 넘게 자리잡고 있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SW를 만드는 기능을 익히도록 하는 게 아니라 컴퓨터의 사고체계를 이해하고 습득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학교 수업만으로 충분해 따로 학원에 등록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곧이곧대로 듣는 학부모들은 사실상 없다.

강남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씨(40세)는 “이전에는 없던 과목이어서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막막하다”며 “결국 대부분의 부모들이 학원을 찾게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코딩 교육은 특성상 실습이 많이 필요하지만 의무 이수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학부모들을 사교육으로 이끄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코딩 교육 제공 업체인 글로벌 기업 다빈치 이노베이션에서는 “코딩 교육은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며 “프로그래밍이나 언어 암기가 아니라 흥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부는 코딩 교육 프로그램이 충분히 역할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결국은 사교육 시장의 배만 불린다는 비난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ABOUT
  • CONTACT US
  • SIGN UP MEMBERSHIP
  • RSS
  • 2-D 678, National Assembly-daero, 36-gil, Yeongdeungpo-gu, Seoul, Korea (Postal code: 07257)
  • URL: www.koreaittimes.com | Editorial Div: 82-2-578- 0434 / 82-10-2442-9446 | North America Dept: 070-7008-0005 |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and Editor in Chief: Monica Younsoo Chung | Chief Editorial Writer: Hyoung Joong Kim | Editor: Yeon Jin Jung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Choul Woong Yeon
  • Masthead: Korea IT Times.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