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1년, 성과와 한계는?
인터넷전문은행 1년, 성과와 한계는?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8.03.26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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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발 묶여 덩치 키우는 데 어려움

 

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된 지 1년이 지나면서 그 성과와 한계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긍정적인 면은 기존 은행들이 금리를 낮추고 각종 서비스를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등 일종의 ‘메기효과’를 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과 7월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편리한 앱에 저렴한 수수료, 낮은 마이너스통장 금리 같은 파격적인 혜택으로 가입자들을 끌어모았다. 또 최근에는 앱을 통해 보험상품을 파는 모바일슈랑스와 전월세보증금 대출상품 등을 내놓으며 사업범위를 확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은행권에 새 바람을 일으킨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한계도 예상보다 빨리 노출됐다. 이른바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에 묶여 더 이상 덩치를 키워 나가기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려 했으나 일부 주주사가 참여를 확정짓지 못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10%로 제한한 금산분리가 완화되면 대주주 중 한 곳인 케이티(KT) 단독으로도 대규모 증자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법령에 따르면 모든 주주가 지분율대로 증자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해야 증자가 가능하다. 애초에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완화를 기다렸다가 2~3년 후에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출이 예상보다 폭증하면서 케이뱅크는 출범 3개월 만에 대출을 중단해야 했으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 유지를 위해 당장 증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유상증자 시기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다가오면서 소규모 투자 주주들이 증자 금액에 부담을 느끼고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결국 케이뱅크는 모자란 금액을 새 주주사인 부동산투자회사 MDM으로부터 투자받아 증자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케이뱅크는 이번 증자에서도 기존 주주사의 부담을 고려,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도 케이뱅크에 대해 증자 부담이 적을 뿐 은산분리 규제에 묶여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기존 주주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5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렸다. 그러나 올해에는 참여하지 못하는 주주가 있을 것을 고려해 5000억원 중 2000억원은 보통주, 3000억원은 우선주로 구성해 증자를 시도할 계획이다.

만약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는 산업자본인 카카오도 제한 없이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은산분리 완화라는 근본 해결책 없이는 이런 어려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계속 커 나가려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대출 규모를 늘려야 단시간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제한된 자본 규모로는 이와 같은 성장이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에서는 은산분리 규제에 대해 전향적인 사고가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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