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개정 협상 두고 업계 희비 엇갈려
한미 FTA 개정 협상 두고 업계 희비 엇갈려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8.03.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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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안도’… 자동차는 ‘불안’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정되면서 각 업계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우선 철강업계에서는 관세 부과가 1년간 유예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철강재 수입 1위이며 대미 철강 수출 3위인 우리나라를 러시아, 터키, 중국, 베트남 등 11개국과 함께 관세 53% 부과 대상국에 포함시켰다.

이에 업계에서는 관세 폭탄을 맞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개정협상을 거치면서 한국산 철강은 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 주요 철강업체들은 지난 26일 “정부가 기울여 온 전방위적인 노력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미국측이 관세 면제 대신 한국산 철강의 수입량을 2015~2017년 평균 수입물량의 70%로 제한한다는 조건을 수용했다. 이는 작년도 대미 철강수출의 74% 수준이다.

이는 애초에 언급됐던 63% 수준에 비하면 양호한 결과이며 25%라는 고관세 부과에 비하면 긍정적인 쿼터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큰 위기는 넘긴 셈이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철강업계의 반응이다. 쿼터 조건 완화를 위한 협상은 여전히 진행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7년 대비 74%라는 전체 쿼터 대비 낮은 수준(51%)의 쿼터를 부과받은 강관업계의 경우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되다 보니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주요 강관 생산업체인 세아제강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법인인 SSUSA의 가동률을 늘리고 수출국 다변화 등을 통해 대안을 찾을 계획이다. 다만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판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들은 이미 대미 수출량을 줄인 상태여서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판재가 대미 수출에서 확보한 쿼터는 111%이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이번 한미 FTA 협상 결과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는 한국 안전기준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자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업체별로 연간 5만대까지의 물량을 국내에 수출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에서는 당장의 타격은 없겠지만 글로벌 모델의 진출로 라인업이 강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한다. 현재 국내에서 매년 판매되는 미국산 수입 자동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포드 1만727대, 크라이슬러 7284대, 캐딜락 2008대에 그친다.

또한 협상 내용에는 국내산 픽업트럭에 관한 25% 관세를 2041년까지 20년 연장한다는 조항도 들어 있다. 픽업트럭은 뚜껑 없는 적재함을 장착한 차량으로 2~3인승 1열 시트를 갖춘 객실 또는 4~6인승 2열 시트를 갖춘 더블 픽업의 형태로 나뉜다.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픽업트럭은 지난해 판매량이 280만대로 전년대비 4.8% 증가했으며,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5%를 차지한다. 또 미국 자동차 시장의 베스트셀링카 3종인 포드 F시리즈, GM 실버라도, FCA 램 1500 모두 픽업트럭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는 이에 미국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픽업트럭 출시를 준비 중이었으나 25% 관세라는 벽에 막히면서 수출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토로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미 FTA 개정협상에 대해 “철강과 농산물 등의 방어를 위해 자동차를 희생시킨 것은 안 좋은 선례로 남게 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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