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해외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해 올해 안에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을 내놓는 동시에 콘텐츠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을 밝혔다. 지난 27일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는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카카오 3.0'이라는 제목의 경영 비전을 공개했다.
카카오 3.0은 카카오톡 출시를 중심으로 한 카카오 1.0과, 메신저 이외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 카카오 2.0을 잇는 새로운 비전이라 할 수 있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카카오 3.0에 대해 다양한 서비스 사이의 시너지를 통해 성장 기회를 확대하고 글로벌 사업에 보다 공격적으로 진출하자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3.0시대를 여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의 큰 틀은 블록체인 기술과 음악·웹툰·게임과 같은 콘텐츠 지적재산(IP)이다. 특히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 올해 안에 자체 플랫폼을 출시를 목표로 하고 기술 개발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두 공동대표는 전했다.
지난 16일 카카오가 일본에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것도 블록체인에 기반한 신규 서비스 출시를 위한 포석이다. 카카오는 또한 국내외 ICT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플랫폼은 장기적으로 전 세계 IT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이라고 두 공동대표는 설명했다. 카카오는 소유하지 않는 구조로 전 세계 누구나 사용 가능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블록체인의 생태계 구성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규가상화폐공개(ICO) 등 가상화폐 사업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조수용 대표는 "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며 ”블록체인은 코인 거래나 유통을 위한 플랫폼이 아니며 시장 트렌드에 영합하는 것도 우리의 목표라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투자사인 업비트(두나무)와의 일본 사업 제휴 등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두나무를 투자사로 보고 있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시장에서 카카오코인을 사칭한 거래에 대해서도 여민수 대표는 "코인을 구해줄테니 송금하라는 어뷰징이 많다"며 "회사에서 그것들에 대한 대처를 단호하고 적극적으로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어 “토큰 이코노미를 지향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플랫폼을 선택하고, 플랫폼 위에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리버스 ICO와 멜론, 다음웹툰 등 카카오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결합시켜 다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콘텐츠 사업을 위한 글로벌 인수합병은 지난 1월 해외 투자 유치로 조달한 10억 달러를 재원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사업의 주요 거점인 일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조 대표는 "글로벌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관문이 IP"라며 "콘텐츠 서비스는 카카오 매출의 50% 달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차원에서 카카오 3.0의 핵심 전략은 카톡을 중심으로 게임이나 쇼핑, 결제, 송금과 같은 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시너지 강화에 있다.
특히 카톡으로 아이디, 패스워드, 사진, 동영상 등 공유되는 각종 정보를 관리, 이용자 개개인의 삶을 기록하는 '서랍' 프로젝트가 올해 안에 출시된다.
개인 정보 유출 위험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조 대표는 “구글이나 애플 등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글로벌 IT 기업의 정책을 참고, 사용자 권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꼼꼼히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으로 카카오 3.0이 추구해 갈 목표에 대해 두 공동대표는 “단기 수익보다 미래를 보며, IP투자를 꾸준히 밀고 갈 것”이라며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일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카카오가 글로벌로 영역을 확장하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바로 이 부분이 신임 대표에게 맡겨진 임무이며 카카오 공동체의 숙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