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이후… 공정위 재벌개혁안은?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이후… 공정위 재벌개혁안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8.04.02 1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화그룹도 일감 몰아주기 해소 동참, 삼성은 답보상태

 

최근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를 내렸다. 공정위는 다만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변화가 아직 미미한 점을 들며 재벌개혁을 위해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취임 10개월 차를 맞은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그 동안 가맹점의 갑을관계 해소나 포지티브 캠페인 방식의 재벌 지배구조 개선 유도 등의 단기 과제를 수행해 왔다. 그 동안의 성과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과거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비가역적인 변화의 시작’이라는 부분에 의미를 뒀다.

김 위원장은 특히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를 통한 승계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고 존경받는 최고경영자(CEO)로서의 평판을 구축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대부분의 재벌사들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경영권을 승계하는 반면 현대차그룹의 경우 법적 문제나 투입되는 금액보다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단순히 순환출자나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넘어서 기업이 적절한 시점에 의사 결정을 내리고 이에 책임지는 시스템을 보여줬다는 게 김 위원장의 평가다.

현대차그룹의 결단에 이어 재계 8위인 한화그룹도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해소에 초점을 맞춘 자발적인 개혁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공정위와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한화는 4~5월 중 발표할 자발적 개혁안에 대한 막바지 검토를 하고 있다.

한화측은 한화에스앤씨 지분의 추가 매각과 계열사 간 합병 및 상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한화는 지난해 10월 한화에스엔씨를 존속법인인 에이치솔루션과 신설법인인 한화에스앤씨로 물적분할했으며 에이치솔루션 보유 한화에스앤씨 지분 중 45%를 매각,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바 있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한화에스앤씨는 그룹의 전산서비스를 독점하면서 이른바 ‘일감몰아주기’ 지적을 받아왔다. 한화가 개혁조치 발표를 서두르는 배경에는 공정위가 지난달 일감몰아주기 혐의와 관련한 3차 현장조사를 벌인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재벌들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삼성만이 관련 과제를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29일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아직 논의중”이라고만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이 제시한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시한은 3월까지이다.

공정위는 지난 2월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404만주를 오는 8월까지 매각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에스디아이→삼성물산 등)의 고리를 끊는다는 게 공정위의 대안이다.

그러나 이 구조가 해소된 후에도 삼성그룹에는 4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아 있어 단시간 지배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상조 위원장은 재벌 개혁의 밑바탕이 되는 상법 개정과 관련, “공정거래법 외에 상법, 금융법, 세법 등 여러 제도가 어우러져야 재벌 개혁이 가능하다”며 “이와 같은 차원에서 법무부와의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ABOUT
  • CONTACT US
  • SIGN UP MEMBERSHIP
  • RSS
  • 2-D 678, National Assembly-daero, 36-gil, Yeongdeungpo-gu, Seoul, Korea (Postal code: 07257)
  • URL: www.koreaittimes.com | Editorial Div: 82-2-578- 0434 / 82-10-2442-9446 | North America Dept: 070-7008-0005 |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and Editor in Chief: Monica Younsoo Chung | Chief Editorial Writer: Hyoung Joong Kim | Editor: Yeon Jin Jung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Choul Woong Yeon
  • Masthead: Korea IT Times.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