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해외부문 ‘돈 먹는 하마’ 비판 커져
한국거래소 해외부문 ‘돈 먹는 하마’ 비판 커져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8.04.0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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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42억원 손상차손 처리…라오스 등 적자 허덕

 

한국거래소(이사장 정지원)의 해외영업이 연이은 적자에 허덕이면서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8일 한국거래소가 제출한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소가 관계기업 손상차손으로 처리한 금액은 142억원에 이른다.

손상 차손이란 장기적인 손실로 회수가능가액이 취득원가에 미달할 것으로 판단되는 재무제표 항목을 말한다. 지난 2011년 개설된 라오스증권거래소는 한국형 증권시장 모델 수출 사업의 일환으로 생겨났다.

지분의 51%는 라오스 중앙은행이, 49%는 거래소가 가지고 있으며 이후 7년간 한국거래소가 출자한 금액은 151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라오스거래소는 첫 해부터 적자를 기록해 6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8억원의 적자를 냈다.

결국 거래소는 2014년 처음으로 29억원의 출자금을 손실 처리 후 매년 장부에 손실을 반영해 오고 있다. 재무제표상으로는 2014년 25억원, 2016년 15억원 손실 처리로 기록돼 있으며 지난해의 경우 예년의 두 배가 넘는 50억원이 손상차손으로 인식됐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라오스증권거래소 장부가액은 31억원으로 취득원가의 5분의1에 그친다. 게다가 거래소는 2012년 20억원, 지난해 6월 5억원 등의 유상증자를 통해 해마다 운영자금 수혈을 하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타 지역의 해외영업 실태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4년 우즈베키스탄 증시시스템 구축 용역을 수주받은 거래소는 우즈베키스탄거래소 지분 25%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거래소가 출자한 누적 금액은 65억원에 이르지만 환차손 등을 반영하면 44억원의 손실을 봤으며 장부가 역시 취득원가의 3분의1인 21억원으로 축소됐다.

한편 2012년 4월 개설된 캄보디아증권거래소에는 지난해까지 102억원을 투자했으나 장기 손실로 역시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캄보디아 해외합작투자거래소가 설립된 것은 지난 2012년이지만 아직도 캄보디아 재정경재부에서는 현물출자를 이행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측은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아시아 국가 특성상 단시간에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거래소측은 “매매와 공시, 청산결제, 시장감시 등 한국식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후에는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거래소가 해외 거래소 운영자금에 출자하는 금액은 연 4~5억원 수준으로 일부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해외거래소 사업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적자는 계속될 것”이라며 “MB의 자원외교와 마찬가지로 실패 케이스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내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거나 적절한 가격에 매각하는 것이 그나마 혈세를 아끼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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