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삼성물산 보유주식 매각…순환출자 해소
삼성SDI, 삼성물산 보유주식 매각…순환출자 해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8.04.12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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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지배구조 개선 적극 의지 반영한 듯

 

삼성SID가 삼성물산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 해소 작업이 첫 걸음을 내디뎠다. 삼성SDI는 지난 10일 씨티증권과 CS증권의 주관으로 삼성물산 주식 404만2758주 전부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각은 11일 오전 국내외의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인 블록딜 형태로 이뤄진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6년 2월 삼성SDI가 내놓은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 중 130만주를 2000억원에 인수한 점을 들어 이번에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매각은 공정위의 명령에 따라 이뤄진 것이어서 그룹 오너의 직접 매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주간사들은 수요 조사를 거쳐 조건에 맞는 대상에게 판다는 방침이다.

5822억원 규모의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7개에서 4개로 줄어든다.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이라는 고리가 사라지는 셈이며, 매각 대금은 투자 지원에 사용될 것이라는 게 삼성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2월말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해 삼성SDI가 늦어도 8월 26일까지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2015년 공정위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순환출자의 강화로 판단한 바 있으나 이를 번복, 신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분 처분을 지시한 것이다. 공정거래법 9조2항에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회사는 순환출자를 형성하는 계열출자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기존의 순환출자 고리는 인정하지만 추가 계열출자는 금지하며, 합병에 따라 생겨나는 순환출자 고리는 유예나 적용제외에 해당한다. 공정위가 제시한 매각 시한이 아직 4개월 가량 남았는데도 삼성측에서 매각을 단행한 것은 경영진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관계자들은 삼성그룹이 7개 순환출자 구조의 완전 해소를 위해 삼성물산 주식 중 삼성전기가 보유한 2.61%, 삼성화재 1.37% 지분도 추가 매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은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17.08%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건희 회장이 2.84%,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5.47%, 이서현 패션부문 사장이 5.47% 등 총수일가 보유 지분만 30%가 넘는다.

이처럼 계열사 주식을 모두 팔더라도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이 약해지지 않는다는 점도 조기 매각의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이슈가 되고 현대차그룹 등이 이미 공정위의 요청에 부응한 만큼 재계 1위인 삼성이 이를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더라도 삼성이 풀어야 할 과제는 아직 남아 있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의 지분 처리이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한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재판 결과가 확정된 후에는 삼성의 지배구조에도 본격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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