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공장 작업환경 보고서, 국가핵심기술 여부 결정 유보
삼성 반도체공장 작업환경 보고서, 국가핵심기술 여부 결정 유보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8.04.1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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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심판 청구건도 잠정 연기… 재계 긴장 분위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에 국가 핵심기술이 포함됐는지를 두고 정부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 반도체전문위원회는 지난 16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삼성전자 아산·기흥·화성·평택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가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산업부와 국가정보원 등 정부 위원 2명과 반도체 관련 학계, 연구기관, 협회 등 민간위원 13명으로 구성된 위원들이 집중 검토한 부분은 보고서에 30나노 이하급 D램 등 반도체 분야 7개 국가 핵심 기술이 포함됐는지에 대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논의를 거친 결과 사안이 중요해 보고서를 낱낱이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 13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신청한 충남 탕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장의 보고서에 대해서도 디스플레이전문위원회에서 국가 핵심 기술 여부를 판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반도체전문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최종 판단을 유보했으며, 보다 구체적인 검토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추가 회의를 열기로 했다. 반도체전문위원회의 판정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이 제기한 행정소송과 중앙행정심판위원회 행정심판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충남, 온양, 아산 등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산업재해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들은 고용부를 상대로 작업환경 측정 보고서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삼성전자측은 해당 보고서에 국가 핵심기술이 포함돼 있어 전체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아울러 보고서 공개 불가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삼성전자는 산업부에 보고서 내용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 확인을 요청하면서 이번 회의가 이뤄졌다.

결국 최종 판단이 유보된 것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 산업부가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역시 17일로 예정돼 있던 행정심판 청구 결과 발표를 연기했다.

국민권익위는 전날 "'삼성디스플레이 정보공개 행정심판 청구' 건은 추가 검토가 필요해 잠정 연기됐다"면서 추후에 일정이 정해지면 다시 공지하겠다고 전했다.

행정소송 판결도 유보됐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13일 삼성전자가 제기한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심리에서 이번 주 내 재심리를 통해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측에 핵심기술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인용 혹은 기각 결정은 제출 자료를 검토한 후 이뤄질 전망이며,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조건부 인용 등의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삼성전자측은 “업계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화학물질 이름, 농도만 봐도 핵심 내용을 유추·파악할 수 있다”며 공개만은 절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산업부가 판단을 유보한 것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한 것인지, 아니면 고용부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한 것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 또한 노동자 안전 및 국민의 알권리, 산업기술 유출 가능성 등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삼성전자 업무환경 보고서 건에 대한 판결은 향후 영업 기밀 유출과 관련된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재계에서는 이번 일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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