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펀드 엘리엇, 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 요구
美 펀드 엘리엇, 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 요구
  • 정세진
  • 승인 2018.04.2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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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 과정 개입 본격 행보 시작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계열 투자자문사인 엘리엇어드바이저스홍콩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요구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4일 현대차그룹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안을 구체화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23일(한국시간) 엘리엇이 별도 개설한 홈페이지에는 양사 합병를 합병해 지주사로 만드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현대 가속화 제안’이 게재됐다.

합병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엘리엇은 “지주사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OEM)으로 재탄생시켜 복잡한 지분구조를 간소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엇이 제시한 지주회사 전환 4단계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사 구축→합병사를 상장지주회사인 현대차 홀드코와 별도의 상장사업회사인 현대차 옵코로 분할→현대차 홀드코의 현대차 옵코 주식 공개매수→개아차 소유 현대차 홀드코·현대차 옵코 지분에 대한 전략적 검토 순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략적 검토란 순환출자 구조의 해소와 기아차 자본의 확충 등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대차대조표가 과대 포장돼 있다며 현재와 미래의 모든 자사주를 소각하고 기아차에서 보유하고 있는 양사 주식에 대한 적정 가치를 검토 후 자산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밖에 배당금 정책에 있어서는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의 40~50%로 개선하고 경험이 풍부한 3명의 사외이사 추가선임 등이 엘리엇의 요구사항이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지점은 소액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이 불분명하고, 순환출자 고리 해소만으로는 경영구조 개선에 역부족이라는 부분이다.

엘리엇측은 이 제안을 받아본 현대차그룹 주주 대부분이 개선점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며 채택이 현대차그룹과 이해당사자들 모두에게 우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만으로는 큰 이익을 보지 못하다 보니 주가를 올리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고 평가한다. 제안서 역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사가 보유한 주식을 활용, 수익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5년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면서 이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엘리엇은 별도 홈페이지를 통해 자체 제시안을 공개하며 여론을 형성하려 했으며, 과도한 배당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12%를 약 7000억원에 매입한 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가치를 높여 이를 되팔았다.

2016년 삼성전자 지주사 전환설이 퍼졌을 때는 지분 0.67%를 인수한 후 30조원의 특별배당을 요구하고 최소 3명의 독립적인 이사 선임과 잉여현금흐름의 75%를 주주에게 환원하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결국 엘리엇의 진짜 목적은 제대로 된 현대차그룹의 출자구조 개편이 아니라 자신들이 매입한 모비스, 현대차, 기아차 주식의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지주사 전환 제안 역시 현대차그룹 대주주의 사회적 책임 측면과 무관하며 이익 실현이 유일한 목적이라는 것.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측의 요구에 대해 “국내 주요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출자구조 재편 취지와 당위성을 설명하고 소통해 나갈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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