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일가, 시총 11% 지분만으로 대한항공 지배
조양호 회장 일가, 시총 11% 지분만으로 대한항공 지배
  • 정세진
  • 승인 2018.04.2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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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주주 국민연금 실력 행사 여부 두고 주목

 

최근 갑질 논란으로 구설을 겪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시가총액의 11%에 불과한 지분만으로 기업을 지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9.96%의 지분을 갖고 있는 지주사 한진칼이다.

조 회장 일가 중에서는 조 회장 본인이 0.01%의 지분을 갖고 있을 뿐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원태·현아·현민 3남매가 갖고 있는 지분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이들 일가가 대한항공을 좌지우지해올 수 있었던 것은 지배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통해서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 주식 중 조 회장이 갖고 있는 지분은 17.84%이며 장녀 현아씨가 2.31%, 장남 원태씨 2.34%, 차녀 현민씨 2.30% 순으로 나타났다.

오너 일가족과 특수관계인이 갖고 있는 지분을 합하면 28.96%로, 조 회장 일가는 이 중 24.79%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일가 소유의 한진칼 지분 규모는 전날 기준 시가총액으로 보면 3600억원 규모로, 대한항공 시총 3조2484억원의 11.1%에 불과하다.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 파문 이후 조 회장 일가의 전횡은 언론 보도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조 회장의 부인인 이 이사장의 막말 논란, 불법 탈세 뿐 아니라 해외 쇼핑 물품 사적 유용 의혹으로 인해 한진가 3남매는 관세청의 압수수색까지 받게 됐다.

총수 일가의 이 같은 부적절한 처신으로 인해 대한항공의 기업 가치는 크게 하락하고 있으며, 주주들 역시 피해를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말 기준 3.9배로 동종업체인 싱가포르항공의 22.3배, 콴타스항공의 11.2배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감안하더라도 대한항공 주가는 코스피 PER인 9.9배에 비해 지ㅏ친 저평가 상태라고 증권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국제유가 호조 등 각국 항공사들의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총수일가의 부적절한 처신 같은 오너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 일가를 제외한 주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 기업 가치를 회복하고 경영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가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나서 물의를 일으킨 오너 일가를 경영진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대한항공과 한진칼 지분은 지난 6일 기준으로 각각 12.45%, 11.81%이다.

한국투신운용도 한진칼 지분 7.69%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이들이 힘을 합쳐 조 회장 일가 파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간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7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재벌 3세들의 경영 복귀를 반대하거나 국가 이미지 실추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는 데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관이 주주권을 강력하게 행사하다 보면 기업 활동이 위축되며,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측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으며 기금운용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며 주주 활동과 관련해선 현재까지는 의결권 행사 범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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