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처리를 위반했다는 금융감독원의 결론에 회사측이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회사 회계처리 건은 2015년 말 결산실적 반영 시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이라고 밝혔다.
IFRF 규정에는 종속회사가 관계회사로 전환될 경우 지분가치 평가를 장부가액이 아닌 시장가액으로 회계처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회사측은 또한 "이러한 회계처리에 대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하다는 의견을 받은 바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제외시킨 이유에 대해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성과가 가시화됨에 따라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 대상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의 가치가 그 콜옵션 행사가격 보다 현저히 큰 상태인 '깊은 내가격 상태'에 해당됐기 때문"이라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해명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지난 1년간 이뤄진 특별감리에 대해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은 이날 회사와 외부감사인 측에 지적사항을 담은 조치사전통지서를 발표했다.
조치사전통지란 금감원의 감리결과 조치가 예상되는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에 감리안건 상정을 요청하기 전에 위반 사실 및 예정된 조치의 내용 등을 안내하는 절차를 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11월 상장 전 시장에서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2011년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상장 직전인 2015 회계연도에 갑작스럽게 1조9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당시 참여연대는 “회계처리 변경이 없었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21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사안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과도 무관하지 않아 더욱 이목을 받고 있다.
2015년 합병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11조원으로, 국제자문기구는 2조원 정도로 평가했다. 국민연금이 제일모직에 유리한 1:0.35의 합병비율을 산정한 근거는 제일모직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단체들은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분식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 가치를 부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 감리결과에 대한 최종 판단은 금융위원회 내부기구인 감리위원회에서 사전 심의를 거친 뒤 증권선물위원회가 내리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인 회계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금감원은 회계 처리 위반 금액 20% 이하의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다.
아울러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으면 상장실질검사 대상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측은 금감원의 결론을 정면 반박하는 동시에 "향후 있을 감리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이 사실을 소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